폴하르트 강연록

노벨 수상자 강연록

크리스티아네 뉘슬라인-폴하르트 교수

(독일 막스 플랑크 발생 생물학 연구소)

“알에서 유기체까지 – 유전자들이 어떻게 발생을 조절하는가?”

 “곰들은 겨울에 짝을 짓는다. 그리고 나서 암컷은 혼자 굴로 들어가, 거기서 30일 후에 대개의 경우 다섯 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새끼들은 태어날 때는 형태가 없는 흰 살 덩어리로 쥐보다 조금밖에 크지 않다. 단, 발톱은 이미 갖추어져 있다. 어미가 새끼들을 핥아서 제 모양으로 만든다. 이 이상하고도 어리석게 들리는 설명을 플리니우스가 생물의 형태형성 현상, 즉 동물이 어떻게 생겨나는가라는 문제에 대해 설명을 해 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발생 과정에서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나기에 단순한 구조의 난세포로부터 소속 종의 모든 특징을 갖춘 복잡한 동물의 형태가 생겨나는 것일까요? 동물의 형태가 어느 정도, 그리고 어떤 형태로 난세포의 구조, 물질적 구성에 포함되어 있는 것일까요?

발생의 기초에 대하여 우리는 여러 경로를 통해 배워 왔습니다. 즉 난세포는 모체에서 시원생식세포로부터 생기며, 난세포는 크고 아직 분화되지 않았다는 것이지요. 대부분의 동물의 경우 발생은 수정에서 비롯되어 모체 밖의 알에서 이루어집니다. 수정 시에 난세포는 정자머리와 합쳐지는데, 이 때 모계와 부계로부터 반수체 (n)의 유전자가 합쳐져서 배수체 (2n)의 핵상을 형성합니다. 수정란은 여러 차례 분열합니다. 분열할 때마다 유전형질이 두배로 증가하였다 다시 반으로 나뉘어 결국 어버이와 같은 정도로 딸세포에 전달됩니다. 이렇게 해서 모든 세포는 유전형질이 두 배로 증가하고, 같은 정도로 딸세포에 전달됩니다. 이렇게 해서 모든 세포는 완전한 한 쌍의 유전형질을 갖추게 되며, 이 점에서는 모든 세포들이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포들은 형태학적으로 달라지며, 다른 그룹으로 구분됩니다. 이렇게 해서 동물의 형태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결국 조직과 기관들은 부화 후에 다양한 기능들을 수행할 수 있기 위해서 분화되는 것입니다.

이 단순한 도식은 약 백년밖에 안된 것입니다. 쥐가 넝마에서 생겨나는 것으로 여겼던 것이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닙니다. 거위가 봉오리 속에서 자라나는 나무가 묘사되기도 했습니다. 한 동안은 정자머리 속에 접혀진 조그만 축소판이 들어 있어서 그것이 모체 속에서 발생하기만 하면 된다는 이론이 유행했습니다. 이는 실제로 접혀진 조그만 식물을 갖고 있는 식물 씻앗으로부터 유추된 것입니다. 현미경의 발명이 이 이론을 종식시켰습니다. 또 다른 이론들에 따르면 형성되어가는 유기체의 형태가 정자가 아닌 난세포 속에 미리 형성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난세포 표면에 비록 인지할 수는 없을지라도 공간적 구성, 즉 유기체의 형태가 정확하게 결정되어 있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후에 생길 공간적 배열에 상응하는 미래 몸체 부위들의 모자이크적인 배열이 동물의 형태를 결정한다고 가정했습니다.

이 선결정 가설도 문제가 있습니다. 만약 동물의 형태 전체가 알에 이미 형성되어 있다면 배로의 형태, 그리고 그와 더불어 다음, 그 다음, 또 그 다음 세대, 다시 말해서 미래에 있을 모든 세대의 형태도 미리 형성된채로 모함되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런 소위 “협착 가설”의 문제는 많은 세대들을 이러한 방식으로 알에 끌어 넣는 것이 이론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얼마가지 않아 난세포 내 원자가 충분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가설은 이러 저러한 형태로 오랫동안 많은 추종자들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예컨대 괴테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비록 이 협착 가설 역시 이해할 수 없을지라도 인간의 이성이 어떤 현상들을 정말 달리 이해할 능력이 거의 없기 때문에 여기서 협착 가설에 찬성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인간의 이성이 이해할 능력이 거의 없는” 현상이란 각 세대마다 다양성과 공간적 형태가 숨겨진 채로 이미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새로이 발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난세포에는 도대체 무엇이 들어있는 것일까요? 그 구조가 실제로 얼마나 복잡하며, 어떻게 발생 과정에서 형태가 생겨나며, 어떻게 단순한 것에서 복잡한 것이 생겨날까요? 이 기본적 질문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서는 동물의 정상적 발생을 가능한 한 정확하게 관찰하고 기술해야 합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인과 관계와 물질적 기초를 이해하기 위해서 실험을 통해 배아에 영향을 끼쳐보는 것도 필요합니다. 모든 동물들이 그러한 연구용으로 적합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사람을 대상으로 발생학 실험을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실험용으로 많이 쓰이는 쥐와 위에서 언급한 곰도 배아가 모체 밖에서는 발생할 수 없고 직접 관찰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부적합 합니다. 쥐를 가지고 실험할 경우 같은 양의 새로운 인식을 얻기 위해서는 알을 낳는 동물들을 가지고 실험할 때 필요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노력과 경비가 필요합니다. 발생학 실험에서 매우 적합한 동물은 알을 대단히 많이 낳고 배형성이 어느 정도 빨리 이루어지는 동물입니다. 즐겨 사용되는 실험 대상은 성게와 양서류의 알 이었습니다. 한스 쉬페만은 1920년대에 도룡뇽 알을 가지고 유명한 실험을 했습니다. 그는 한 특정한 부위, 즉 원구 배순부의 이식을 통해서 이 부위가 배아에서 자기 주위에 중요한 유도 작용을 행사한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이 시기 쯤에 선형성 이론도 끝이 났습니다.

 

금세기에는 초파리 연구가 특히 미국에서 성공적으로 이루어졌으며, 오늘날 초파리가 모든 점에서는 아니더라도 여러 관점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동물이라 해도 별로 과장이 아닙니다. 어떻게 그렇게 되었을까요? 그 이유는 초파리의 경우 그 일생 중 일어나는 복잡한 일들을 고정 유전학 및 분자 유전학적인 방법으로 분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세부 설명에 들어가기 전에 우리 연구대상인 초파리를 좀 더 자세히 소개하겠습니다.

 

초파리는 우리를 성가시게 하기 때문에 그 발생보다 없애는데 관심이 더 많은 집파리나 쇠파리가 아닙니다. 그것은 썩은 복숭아나 와인 잔에 모여 드는 작고, 무해하며, 빨간 눈을 갖고 있는 파리입니다. 초파리는 1910년에 토마스 헌트 모건에 의해서 유전학의 이상적인 실험 대상으로 발견되었습니다. 알 속에서 유충 (일반에서는 구더기라고 부릅니다) 이 발생하는데, 체절이 있고, 벌레 같은 것으로 파리와는 전혀 다른 모양입니다. 유충이 자라면서 두 차례 하물을 벗고 결국 번데기가 됩니다. 번데기 휴면기 동안에 성충, 즉 다 자란 파리 모양이 계속해서 만들어집니다. 한 세대 교번 주기는 14일입니다. 상당히 큰, 즉 0.5 mm 길이의 알 속에서 일어나는 배형성은 일 단계 유충이 부화할 때까지는 약 22 시간 밖에 안 걸립니다. 초파리는 작은 공간에서 병에 걸리지 않게 하면서 키우기가 쉽습니다. 암컷은 14일간 매일 100개의 알을 낳을 수 있으며, 조건이 좋으면 그것들이 모두 자라 파리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 자라서는 안되겠지요. 그러면 온통 파리 투성이가 될테니까요.

 

모건과 그의 연구진은 자연발생적인 유전적 변이, 즉 돌연변이를 발견했는데, 그 돌연변이의 유전은 검은 양이나 앙고라 토끼같은 변이에 비해 쉽게 추적할 수 있었습니다. 유전자를 관찰할 수 있는 특별한 큰 염색체가 있는 등의 장점들이 초파리를 곧 유전학의 단골 실험 동물로 만들었습니다. 초파리를 통해서 유전자에 관한 지식의 대부분, 즉 유전자가 염색체와 세포핵에 어떻게 배열되어 있는지, 다음 세대에 어떻게 전달되는지 등에 관한 지식을 얻었습니다. 반면에 유전자의 분자 구조 및 세포의 생화학적 대사활동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이들 유전자가 하는 기능은 주로 박테이라와 박테리오파즈, 바이러스 연구 및 생화학적 방법을 통해 규명되었습니다.

 

유전자는 유기체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물질의 합성에 관한 정보를 가지고 있습니다. 동물은 종에 따라 5000 내지 15,000개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데, 그 유전자들은 각 세포에 이중으로 들어 있습니다. 유전자는 DNA로 구성되어 있는데, DNA는 네 가지 구성 성분들이 서로 상보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두가닥 분자입니다. DNA내 구성 성분의 순서가 유전자의 유전정보입니다. 유전자의 기능은 그 생성물에 의해 발휘됩니다. 생성물은 두 가지가 있는데, 첫째 생성물은 두 가닥 중 하나의 유사 복사물로서 mRNA라고 불리우며, 기능적 생성물인 두 번째 생성물, 즉 단백질 합성의 토대가 됩니다. 이 때 mRNA 성분의 배열이 단백질의 성분, 즉 아미노산의 배열로 전환됩니다. 아미노산의 배열은 다시금 단백질의 구조와 기능을 결정합니다. 단백질들은 매우 다른 기능을 할 수 있습니다. 단백질들은 효소로서 신진대사 촉매로, 세포와 지지물질을 구성하는 성분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또, 조절 기능도 할 수 있어서, 예컨대 다른 유전자들의 활동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유기체 내의 세포와 조직의 상이성은 유전자들 중의 특정한 것들만 활동을 해서 각 세포 특유의 단백질이 합성됨으로써 생깁니다. 대부분 mRNA 합성 차원에서 유전자 활동의 정밀한 조절을 통해 세포 분화가 일어납니다. 그래서 유전자의 시작 부위에서 DNA에 붙어 mRNA 합성을 활성화하거나 억제하는 조절분자들, 즉 조절 단백질들은 유기체의 발생에서 특별히 중요한 기능을 합니다.

 

잘못된 DNA 배열은 단백질 구성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그러면 단백질은 불안정해지거나 그 기능을 모두, 또는 부분적으로 잃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유전적 변화, 즉 돌연변이가 생깁니다. 해당 유전자의 기능에 따라 돌연변이는 해당 동물, 즉 돌연변이체의 외형 변화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초파리의 경우에는 그러한 돌연변이체들을 쉽게 알아볼 수 있습니다. 그 돌연변이는 자연발생적으로 나타나나 화학이나 엑스선 조사를 통해서 그 빈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돌연변이를 특정한 부분을 목표 삼아 일으킬 수는 없습니다. 돌연변이체의 외형은 해당 유전자가 정상적 발생시에 하는 기능에 대해 알려 줍니다. 예컨대 눈 색깔 돌연변이체의 경우에는 어떤 특정한 색소의 합성이 문제가 된 것입니다. 그러나 유전자의 기능을 유출해내는 것이 눈 색깔 돌연변이체의 경우처럼 언제나 쉬운 것은 아닙니다. 유전자가 눈 색깔이나 날개 길이보다 더 중요한 성질들도 결정할 수 있는지에 관해 오랜 동안 논쟁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쉬폐만은 발생 과정이 유전자에 의해 조절되는 것이 아니라고 믿었습니다. 그것은 물론 틀립니다. 우리는 오늘날 배형성 동안에 일어나는 형태형성 과정에 관계된 조절 단백질이 효소나 눈 색소와 마찬가지로 유전자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단지 그러한 유전자 내의 돌연변이는 이미 배자 단계에서 큰 결함이 나타나기 때문에 유충 단계에서 발생이 멈추고, 파리로의 발달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쉽사리 발견할 수 없습니다.

 

적절한 표본 제작 방법을 통해서 유충 모형도 세분된 형태 특성을 갖추고 있음을 보이는데 성공한 후 유충의 발생은 요즘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습니다. 유충도 돌연변이를 통해 다 자란 파리의 외형과 마찬가지로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패어룰 유전자와 크너프 (knirps) 유전자 돌연변이의 경우 모두 체절의 수가 감소하였는데 패어룰에는 체절 두 개 중 하나가 없는 것 같고, 크너프에는 유충의 후방 체절들이 없는 듯 합니다. 돌연변이체들은 이 두 유전자의 단백질 생성물이 배아가 정상적인 체절 수를 갖추는데 결정적 기능을 한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그런데 그것은 어떤 기능일까요?

 

이 질문은 우리의 원래 문제로 돌아가게 합니다. 즉, 배형성기 동안에 어떻게해서 하나의 단순구조의 난세포로부터 유충의 복잡한 형태가 생겨날까 하는 문제입니다. 여러분들 중 어문학자들을 위해 다시 한번 적절한 괴테의 글을 인용하겠습니다. “반면에 그 곤충에서 특별한 경우를 본다. 어미에서 떨어져 나온 성숙한 알은 이미 개체로 나타난다. 기어 나오는 벌레 역시 하나의 완성체이다. 확실히 배-복과 전-후가 있으며, 모든 기관들이 일정한 순서에 따라 발달되어 있어서, 그 어떤 것이 다른 자리에 올 수 없다.” 정말로 알과 유충의 축 중심 구성이 매우 눈에 띄며, 일련의 체절 구성도 눈에 띕니다. 알은 모체 내에서 난자 형성 시기 동안 생깁니다. 난세포는 형태상 분명한 극성을 보이는 난막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이 극성은 모체에서 만들어진 물질에 의해 생겨난 것입니다. 단 하루만에 난세포 속에서 발생하는 유충은 반복되는 단위, 즉 체절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복부 쪽에는 유충이 움직이는 수단이 되는 굴고 검은 털 들이 체절들의 앞쪽 가장자리들을 표시하며, 가슴과 복부도 쉽게 구분될 수 있습니다. 머리 끝에는 수많은 감각기관과 구기부가 있으며, 분절되지 않은 뒤쪽 끝도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선 초파리의 배형성을 한 번 자세히 관찰해 보겠습니다. 다시 말해서 배형성의 각각의 단계들은 도해를 가지고 추적해 보겠습니다. 갓 낳은, 노른자가 매우 풍부하고 투명한 알 속에는 앞-위쪽 어딘가에 수정되는 난세포 핵이 있습니다. 이 난세포 핵은 수정 후 여러 차례 동시 분열을 합니다. 핵들은 표면으로 가서 다시 분열합니다. 세 시간 밖에 안 된 6000개의 핵 (100개는 세포축을 따라)을 가지 배자는 비로소 첫 번째 세포 단계, 즉 배반엽에 도달합니다. 아직은 세포들 모양이 모두 같습니다. 그러나 낭배 형성 동안 모든 것이 빨리 변합니다. 미래의 근육과 다른 내부기관들의 세포를 배아의 안쪽으로 모이게 하는 세포 난할구 한 개가 미래의 복부의 자리에 생깁니다. 배아의 앞 끝과 뒤 끝에 있는 세포 그룹 역시 장기로서 함입하기 시작합니다. 죽 뻗은 상태에서 배세포들이 분열하며 기관과 체절이 조직됩니다. 그 후의 발생 과정은 계속되는 형태 유전적인 운동, 그리고 결국에는 분화, 즉 각 세포들이 기능별로 여러 다른 조직으로 특수화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22 시간 후에 유충이 부화합니다.

 

초기 단계로 되돌아가 보겠습니다. 첫 3 시간 동안에는 알의 여러 영역에서 눈에 보이는 분화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배반엽에서는 배아가 같은 모양의 세포 층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 세포 층이 중앙 노른자를 감싸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동질성은 외견일 뿐입니다. 벌써 오래 전에 배아를 생화학적으로 특정한 조절 단백질의 함유 관점에서만 서로 다른 영역들로 분할하는 형태형성 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그 조절 단백질들은 분자 모형, 즉 소위 선구적 모형을 만듭니다. 그러한 조절 단백질은 twist 유전자의 생성물입니다. 이것은 배반엽에서 복부쪽 세로줄에 나타납니다. 이것은 단면도에서 특히 잘 볼 수 있습니다. twist 단백질을 만드는 세포들이 바로 10분 후 낭배 형성 시기에서 그 형태가 극적으로 변화하는 것들입니다. twist 유전자 내 돌연변이 때문에 twist 단백질이 없으면 형태 변화와 함입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러한 돌연변이 배자들은 그렇게되면 근육은 없으나, 다른 형태 형성 과정, 예컨대 분절은 영향을 받지 않고 일어납니다.

 

세로 축의 생화학적인 선구 모형은 더욱 더 놀랍습니다. 같은 모양의 배반엽 단계에서 이미 후에 있을 배아의 체절 조직을 반영하는 주기성을 볼 있습니다. 몇 명 유전자들의 단백질들은 7개의 규칙적 줄에 나타나는 데, 줄 하나의 폭은 세포 약 3개 정도의 폭으로, 이는 체절 하나의 폭에 상응합니다. 이러한 유전자들은 각각 7개의 줄을 가지고 있고, 마주 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배아내의 체절 수는 7이 아니고 그 두 배로 많습니다. 그래서 후에는 14개의 줄을 나타내는 단백질 모형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 유전자들은 체절형성에 있어 직접적으로 형태를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이 유전자들은 예컨대 세포들이 체절 경계를 만들기 위해 어디에서 변화해야 하는가를 결정합니다. 복부에 있는 세포들의 함입을 일으키는 twist 선구 모형의 경우처럼 분절의 경우에도 가시적 형태 변화와 분화에 앞서 분자의 선구적 모형이 있습니다.

 

그런데 분자의 선구 모형은 어떻게 생기는 것일까요? 그것들이 갓 낳은 알에 이미 들어 있을까요? 이것들이 이미 줄을 가지고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주기적인 7개의 줄 모형 전의 모형형은 아직 주기적이 아니고 개개의 구역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갓 낳은 알에 들어 있는 첫 번째 모형은 아닙니다. 이로써 우리는 처음에 던진 질문으로 다시 돌아옵니다. 알에는 공간적 정보들 중 어떤 것들이 들어 있으며, 이 정보들이 어떻게 초기 배의 선구적 모형으로 될까요?

 

알속에 있는 정보들은 모체 내에서 알이 형성되는 동안 생깁니다. 초기 발생 과정에서 다양한 기능을 하는 물질들이 이 때 생성되어 알에 축적되는데, 그 물질들 중에는 형태 형성, 즉 배의 선구 모형의 생성에 결정적인 것들도 있습니다. 이 정보는 모체 유전자의 활동에 의해 조절됩니다. 우리가 오늘날 알고 있는 것은 갓 낳은 초파리 알에는 신호 성격을 갖는 물질이 단 4개 만 자리잡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모체로부터 온 선구적 모형입니다. 이 4개의 물질은 주변에 큰 영향을 끼치며, 그로써 알의 구역들의 발생을 결정합니다. 신호들 중 3개가 세로 축을 구성하고, 나머지 하나만이 가로 축을 구성합니다.

 

bicoid와 nanos 유전자의 mRNA는 각각 난세포의 전방 극과 후방 극에 위치하고 있다. bicoid 생성물의 작용 방식을 다른 세 가지까지 대표해서 좀 자세하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bicoid 유전자는 튀빙엔 실험실에서 광범위한 돌연변이 발생 실험을 하는 중 발견되었습니다. 온전한 bicoid 유전자를 갖고 있지 못한 암컷은 유충으로 발달하기는 하나 머리와 흉부가 없는, 즉 보통 알의 앞쪽에서 나오는 모든 구조들이 없는 알을 낳습니다. 알의 앞부분의 발달에 있어서의 bicoid 유전자의 기능을 연구하기 위해서 정상 배아의 원형질이 돌연변이 배아에 이식되었습니다. 돌연변이 배아에 앞부분 구성 능력을 다시 부여할 수 있는 활동이 초파리 알의 전극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이 나타납니다. bicoid 유전자의 분자 구조 규명과 생성물 분포 분석이 이에 대한 멋진 설명을 가능케 했습니다. 첫 번째 생성물, 즉 bicoid유전자의 mRNA의 분포를 보여 주는데, 전방 극의 아주 가까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시약병에서 생산된 bicoid mRNA는 배아에 주사되면 앞부분의 발달도 유도할 수 있는데, 정상적 위치에서 뿐 아니라 후방 극에서도 유도할 수 있습니다. bicoid유전자의 mRNA가 작은 지역 내에 위치하고 있기는 하나, 훨씬 더 큰 지역, 즉 알의 앞쪽 반구(半球) 전체의 발생에 영향을 끼칩니다. bicoid mRNA의 이같이 큰 영향은 단백질의 분포로써 설명될 수 있습니다. bicoid 단백질은 전방 극에서 만들어지나, mRNA와는 반대로 뒤쪽으로 확산됩니다. 그래서 농도의 차이, 소위 단백질의 기울기가 생기는데, mRNA가 그 원천입니다.

 

그런데 bicoid 단백질은 어떻게 작용하는 것일까요? bicoid 유전자 서열 규명과 적절한 생화학 실험 결과 bicoid 단백질이 조절 단백질로서 다른 유전자들을 활성화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bicoid 유전자가 활성화하는 유전자들 중 하나가 bicoid와 마찬가지로 머리와 흉부 형성에 필요한 hunchback 유전자입니다. 역시 조절단백질인 hunchback단백질은 초기 배자의 앞쪽 반구에서 생성됩니다. bicoid단백질이 없으면 hunchback이 활성화되지 않고 hunchback 생성물도 없습니다. 그러나 bicoid와 hunchback 생성물의 농도는 오히려 단계적으로 변화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hunchback 유전자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bicoid 농도, 즉 한계 값이 필요한 듯 합니다. 이것은 실험으로 테스트해 볼 수 있습니다. bicoid단백질의 농도 기울기를 인위적으로 높이면 hunchback 활성화 경계가 그에 상응하여 뒤로 옮겨집니다.

 

연속적인 온도 변화를 유전자의 on, off 상황으로 전환하는 것은 생화학적으로 비교적 쉽게 설명될 수 있습니다. 일정한 최저 농도 이상에서는 유전자가 실제적으로 언제나 bicoid 단백질과 결합되어 있어서 활성화되어 있으나, 반면에 최저 농도 이하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유전자를 활성화하기에 충분한 온도, 즉 한계 값이 알에서의 위치를 결정합니다. 이 한계 값은 유전자에 대한 bicoid 단백질의 친화성에 달려 있습니다. 친화성이 높으면 활성화 한계 값이 알의 아주 뒤쪽에 있으며, 친화성이 낮으면 높은 농도가 필요하고, 따라서 한계 값은 알의 아주 앞쪽에 있습니다. 예를 들면 bicoid 단백질에 대한 친화력이 다른 두 개의 유전자가 있을 때 낮은 농도부터 시작하여 차례로 활성화됩니다. 이와 같은 bicoid 성질은 알을 유전자 활성도가 다른 세 개의 구역으로 나눕니다.

 

여기서 우리는 선구적 모형이 어떻게 더 복잡해져 가는지, 어떻게 점 모양의 원천으로부터 전혀 새로운 모형이 생겨나는지를 봅니다. 복잡성의 증가를 가능케 하는 결정적 요인은 컴퓨터 그림의 색깔이 보여주듯이 한 물질의 상이한 양들을 일련의 다른 질들로 전환시키는 것입니다. 기울기 메카니즘이 생물의 형태형성 원칙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파리 배아 안의 bicoid기울기가 이러한 모델이 생화학적으로 어떻게 실현되었는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bicoid기울기는 알을 최소한 3개의 구역으로 분할되게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축 전체를 따라 첫 번째 배아의 선구적 모형을 정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세로 축을 위한 두 개의 신호가 더 있다는 것과 가로 축을 위한 하나의 신호가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각기 다르고 매우 흥미로운 신호 발산 및 전달 메카니즘을 통해 신호들이 더 많은 구역들이 형성되게 합니다. 국부적 신호의 발산은 추측컨대 4개의 시스템 모두에서 확산을 통해 이루어지는데, 그 중 2개의 시스템에서는 확산이 세포밖 공간, 즉 난세포와 난막 사이에서 일어납니다. 형태형성 원칙은 추측컨대 어느 경우에나 기울기 메카니즘, 즉 농도에 따라 달라지는 유전자들의 활성화입니다.

 

4개의 시스템 모두에서 결국에는 알이 여러 구역으로 분할됩니다. 세로 축을 따라 최소한 7개의 구역으로 분할됩니다. 가로 축의 경우에는 단 하나의 신호, 하나의 기울기가 있고, 그리고 최소한 3개 구역으로 분할되는데, 실제로는 4개의 구역으로 분할될 가능성이 더 큽니다. 이러한 구역 분할을 통해 배아는 지구의 경도, 위도 분할과 다르지 않은 좌표 체계를 갖게 됩니다. 28개의 장은 모두 가로 세로 구역의 조합으로 분명하게 규정되어 있습니다. 7개의 줄들이 위치에 따라 각각 다른 조절 단백질 조합에 의해 활성화되는 복잡한 과정을 통해 7개의 주기적 모형들이 형성되는 것은 세로 축이 중심이 됩니다. 더 자세한 설명으로 여러분을 불편하게 하지는 않겠습니다.

 

요약해보겠습니다. 갓 낳은 알 에 들어 있는 공간 정보는 매우 단순하며, 4개의 상이한 국부 신호들로 이루어진 단순한 형인데, 앞으로 형성될 유충의 형태와는 전혀 다른 분포를 하고 있습니다. 이 신호들이 기울기 메카니즘을 통해 서로 다른 조절단백질들의 구역으로 이루어져 있는 첫 번째 배아의 선구적 모형 형성을 조직합니다. 이 선구적 모형들은 알을 좌표체계처럼 덮고 있습니다. 이 선구적 모형은 첫 번째 모형의 형성을 조절하는데, 첫 번째 주기형은 파리 유충의 체절들에서도 볼 수 있는 주기성이라는 관점에서 후에 완성된 형태와 비슷한 최초의 모형입니다. 두 번째의 더 정확한 주기적 선구적 모형이 그 다음에 만들어지는데, 이 선구 모형은 바로 형태 변화, 즉 본래 의미의 형태형성으로 전환됩니다.

 

여러분은 무엇을 배우셨습니까? 여러분들은 대부분을 곧 잊어버리실 것입니다. 그것은 좋습니다. 저는 여러분이 몇 가지 점만을 take-home-lesson으로 기억하신다면 기쁘겠습니다. 저는 이 하찮은 파리 연구를 통해서 얻은 일반적으로 중요한 인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아주 작은 수의 국부적 신호만을 가지고 정말 단순하게 시작된다는 거입니다. 어쩌면 다른 동물들의 경우에는 파리의 경우와 똑같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아마 아주 다르지도 않을 것입니다. 분화하는 배아에서 볼 수 있는 복잡성 이전에는 언제나 다양한 분자의 선구적 모형들이 있었습니다. 단순한 형에서 좀 더 복잡한 형으로의 전환은 형태형성 원칙으로 주로 기울기 메카니즘을 사용합니다. 그것은 확산을 통한 공간적 신호 발산이며, 한 물질의 상이한 농도를 상이한 물질들로 전환시키는 것입니다. 마지막 선구 모형이 결국 본래 형태, 즉 세포 그룹이 서로 달라지는 것, 다시 말해서 형태의 완성을 결정합니다.

 

여러분은 우리가 이 파리에 대해 이렇게 자세하게 아는 것이 무엇에 유익한지를 자문하시거나 제게 묻고 싶으실 것입니다. 생물학자에게는 생물학적 현상을 깊고 넓고, 가능한 한 완전하게 설명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한 어떤 유기체가 연구되느냐 하는 것은 일단 처음에는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파리의 형태형성에 대해 다른 어떤 동물의 형태형성에 대해서보다 더 많이 압니다. 그것은 우리에게 일반적 도움이 됩니다. 그렇게 복잡한 과정이 원칙적으로, 그리고 세부적으로 어떻게 일어나는가를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인식이 우리에게 가까운 다른 유기체에 어느 정도 적용될 수 있을까요? 우선 생각할 것은 활성화하는 물질과 억제하는 물질을 통한 유전자 조절, 기울기와 신호전달 연쇄 등과 같은 생화학적 메카니즘들은 분명히 다른 유기체에도 있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메카니즘뿐 아니라 파리에서 확인한 많은 분자들이 세포 활동과정에서, 예컨대 인간의 암 발생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분자들과 큰 유사성을 갖고 있습니다. 생화학적 측면이 더 큰 이 분야에서는 생물학 기초 연구와 의학간에 서로 도움을 줍니다. 파리는 이미 강조한 바 있듯이 유전자 분석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모든 조절 분자에 있어 예외 없이 생화학적 실험이 아닌 돌연변이를 통해서 해당 유전자 코드가 발견되었습니다. 이러한 가능성은 다른 동물들의 경우에는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파리에는 없는 기초적 현상에 대해 알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가 신체 골격, 척수, 복잡한 뇌, 심장, 완결된 혈액 순환기 등등을 갖는, 파리와는 전혀 다른 구조의 척추동물 발생에 흥미를 갖으면 어떻게 할까요? 개구리들, 특히 아프리카 발톱개구리 (Xenopus laevis)가 모델시스템으로 매우 적합하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세포생물학과 세포생리학의 많은 측면들이 실제로 발톱개구리를 통해서 매우 잘 이해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유전학에서 1내지 2년의 세대 교번 시간은 짧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금 새로운 모델이 관심을 끌고 있는데, 그것으로 우리도 튀빙엔에서 얼마 전부터 실험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Zebrafish이라는 물고기인데, 초파리처럼 쉽게 발견하고 추적할 수 있는 유전적 변이를 잘 일으킵니다. 그 밖에도 많은 알의 수, 짧은 세대교번 시간등 좋은 성질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 물고기가 오는 수 십 년간 척추동물 특유의 복잡한 생물학적 작용 연구의 스타 연구대상으로 떠오르길 바라고 있습니다.

조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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