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사의 이상현상

로렌조의 오일의 부활

 

로렌조오일1993년도에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던 ‘로렌조의 오일(Lorenzo’s Oil)’이라는 영화는 adrenoleukodystrophy(ALD)라는 치명적인 유전병에 걸린 소년과 그를 치료해보려는 부모의 필사적인 노력을 묘사하고 있다. 소년의 부모는 아들을 고치기 위해 갖은 노력 끝에 ‘로렌조의 오일’이라고 불리는 지방산의 혼합물을 만들어낸다. 지난 6월 18일자 Science에 미국 파사데나에 있는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의 민경태 박사와 Seymour Benzer 박사 연구팀에 의해 보고된 논문에 의하면 이 로렌조 오일의 한 성분이 초파리의 퇴행성질환을 억제하는데 효과가 있다고 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초파리가 ALD의 연구에 유용한 모델이 될 수 있으며 로렌조의 오일에 대한 자세한 연구의 필요성을 보여주었다.

연구팀은 인간의 퇴행성질환과 유사한 초파리 돌연변이체를 얻기 위해 유동성유전자인 P 인자를 사용하여 무작위로 돌연변이를 유발시켰다. 그들은 돌연변이된 초파리들 가운데서 눈의 신경세포가 거품처럼 보이는 ‘bubblegum’으로 명명된 돌연변이체를 발견하고 돌연변이된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그 유전자가 acyl coenzyme A synthetase라는 효소에 대한 유전정보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ALD의 경우에는 엄마로부터 물려받은 X 염색체에 한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유발되는데 이 유전자는 세포막을 가로질러 물질을 운반하는 일에 관련되어 있다. 이 운반단백질이 acyl coenzyme A synthetase 활성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연구자들은 acyl coenzyme A synthetase 활성이 감소하면 혈액에서 very long chain fatty acid (VLCFA)라고 불리우는 지방산의 농도가 증가하여 ALD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연구팀은 곧 bubblegum 초파리에서 VLCFA 농도를 분석하여 ALD와 동일하게 농도가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곧 이어 그들은 돌연변이 초파리에 로렌조의 오일을 투여하여 그 효과를 검사하였다. 사람의 경우 로렌조의 오일이 VLCFA 농도를 낮춰주기는 하지만 질병의 진행에는 별 영향을 주지 못한다. 연구팀은 성체가 된 bubblegum 초파리에 로렌조 오일의 중요성분인 glyceryl trioleate를 투여하였을 때 사람과 마찬가지로 VLCFA 농도는 감소하지만 뇌세포는 계속 죽어 가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러나 유충상태에서 투여하였을 때는 나중에 성충에서 질병의 증상을 발견할 수 없었다. 이는 이 치료법을 좀 더 일찍 시작하면 효과가 있을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치료법이 사람에게 적용되기 위해서는 사람의 ALD와 초파리 모델 사이의 유사성에 대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며 오일이 뇌와 혈액 사이의 장벽을 넘어갈 수 있도록 하는 방법도 강구되어야할 것이다.

 

adrenoleukodystrophy(ALD) : 부신백질이영양증 또는 대뇌백질위축증

[출처 : http://www.sciencemag.org : 1999년 06월 18일]

조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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