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게놈프로젝트

인간게놈프로젝트 (Human genome project)

 

20세기 말이 정보산업 (IT)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바이오테크 (Bio Technology, BT) 시대가 될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인간게놈프로젝트는 바이오테크 시대를 여는 가장 핵심적인 연구로 평가 받고 있다.

게놈 (genome)이란 생명체의 유전물질인 디옥시리보핵산 (DNA)을 담고 있는 한 보따리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은 23쌍의 염색체를 가지고 있으며, 총 46개의 염색체를 가지고 있으므로 2개씩 같은 것이 23종류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각각에서 하나씩 모아논 23개가 게놈 혹은 하나의 유전체이다. 엄밀하게 말하면 22 종류의 상염색체, X와 Y 성염색체 있는 다른 유전자들의 총합을 게놈이라고 한다.

DNA를 구성하는 기본 단위는 뉴클레오티드 (nucleotide)이며, 각 뉴클레오티드는 당, 염기, 인산으로 되어 있다. 당과 인산은 뼈대를 이루며, 염기는 이중나선 가닥의 안쪽에 위치한다. 염기는 아데닌 (A), 구아닌 (G), 시토신 (C), 티민 (T)의 4 종류가 생물에 따라, 유전자에 따라 다르게 배열되어 있어 다른 특징을 나타내게 한다. A가 한쪽에 오면 다른 쪽에는 반드시 T가 오며, T가 오면 반드시 다른 쪽에 A가 온다. 또한 G가 오면 다른 쪽에는 반드시 C가 오며, C가 오면 다른 쪽에는 반드시 G가 온다.

인간은 약 30억 쌍의 염기로 되어 있으며, 총 100,000개 정도의 유전자가 있는 것으로 예측된다. 멘델이 유전법칙을 밝히고, 왓슨과 크릭이 DNA 이중나선 구조를 밝힌 이래 생명과학의 큰 숙원은 인간의 모든 유전정보를 규명하여 생명의 신비를 규명하는 것이었다.

 1) 유전체연구란 무엇인가?

유전체연구 또는 게놈프로젝트란 한 생명체 유전자의 모든 염기서열을 해독하고, 유전자를 밝혀 지도화하는 것이다. 이미 초파리, 예쁜꼬마선충, 효모, 바이러스, 박테리아 등 많은 생물체에서 게놈프로젝트가 완성되었거나, 거의 마무리 상태에 있다. 인간유전체연구는 30억쌍이 되는 유전자의 염기서열을 모두 해독하고, 유전자를 밝혀 지도화하는 것으로 1990년도에 미국 국립보건 연구소 (NIH)의 주도 하에 유전자 결함으로 생기는 질병을 치료할 목적으로 국제공동연구가 시작되었으며, 2005년에 완성할 것을 목표로 하였다. 인간게놈프로젝트는 원자탄 만들기, 아폴로 우주선을 이용한 달 착륙과 함께 미국이 그 동안 추구한 3대 Big Science에 속하는 것으로 보아 얼마나 엄청나게 큰 과제인지를 알 수 있다.

인간유전체연구는 미국유전체연구소의 크레이그 벤터 (Craig Venter) 박사와 산업체인 퍼킨-엘마사가 공동으로 설립한 셀레라 지노믹스 (Celera Genomics)사가 손을 잡고 수백대의 염기분석 기계 (sequencer)를 이용하여 단기간에 염기서열을 분석함으로써 공공기관과 경쟁을 하게 되었다. 이와같은 노력으로 1차적인 유전자지도는 이미 올해인 2000년도 중반에 작성되었으며, 2003년에는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전자지도는 22 종류의 상염색체 및 X, Y 성염색체에 있는 유전자의 지도를 작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2) 포스트 게놈프로젝트의 연구 분야

세계 생명공학업체들은 유전체프로젝트 완성 후에 벌어질 ‘포스트 게놈프로젝트’에 너도나도 먼저 뛰어 들고 있다. 앞으로 남은 중요한 작업은 각 유전자에 대한 기능을 밝히는 기능유전체연구 (functional genomics)와 개별 염기서열의 차이를 밝히는 비교유전체연구 (comparative genomics)가 중심이 될 것이다.

① 기능유전체연구

기능유전체 연구로 유전자와 유전자 산물인 단백질의 기능을 연구하는 것이다. 인간은 약 100,000개의 유전자를 갖고 있는 것으로 추측되는데 이러한 유전자를 모두 찾고 그 기능을 연구하는 것은 간단한 작업이 아니다. 유전자의 기능을 이해하는데 약 20-30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능이 규명된 유전자들은 바로 특허와 연결되어 엄청난 경제적인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다.

인간의 100,000만개의 유전자는 30억쌍의 염기서열 중 약 2%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어떻게 2%에 해당하는 의미있는 유전자를 찾아낼 수 있겠는가? 첫째, DNA 상에서 직접 찾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세포질에 존재하는 mRNA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단백질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mRNA를 만들어야 하므로 뇌세포, 근육세포 등 특정한 세포 집단을 골라내 그곳에서 만들어지는 총 mRNA를 분리한 후에 역전사효소 (reverse transcriptase)를 이용하여 DNA를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DNA를 상보적인 DNA (complementary DNA, cDNA)라고 한다. 다음은 이와같은 과정을 한 종류의 mRNA 염기서열을 이용하여 표시한 것이다.

 

5′-GGGAAATTTCCCAACCGGTT-3′ <DNA 이중나선>

3′-CCCTTTAAAGGGTTGGCCAA-5′

화살표     아래의 DNA 가닥이 mRNA 합성에 대한 주형으로 작용한다면,

RNA 중합효소 (RNA polymerase)에 의해 RNA 합성.

5‘-GGGAAAUUUCCCAACCGGUU-3′ <mRNA 염기서열>

화살표    역전사효소 (reverse transcriptase)

 

3′-CCCTTTAAAGGGTTGGCCAA-5′ <cDNA 한가닥>

화살표  한가닥 DNA로부터 두가닥의 DNA 합성

 

5′-GGGAAATTTCCCAACCGGTT-3′ <이중나선 cDNA>

3′-CCCTTTAAAGGGTTGGCCAA-5′

이러한 과정을 통해 유전체의 2% 밖에 되지 않는 발현되는 유전자를 찾을 수 있게 되었다. 역전사효소의 발견은 분자유전학 및 생명공학의 발달에 큰 공헌을 하였다.

둘째, 다른 동물에서 발견된 유전자를 이용하여 인간에게서 유사한 유전자 (동족체, homolog)를 찾는다. 최근에 완성된 초파리 유전체연구에 따르면 60-70%의 유전자가 인간의 유전자와 같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전체연구가 완성되기 전에 초파리에서 초기 발생에 관련된 유전자들이 발견되었고 이들을 이용하여 인간에게서 구조와 기능이 유사한 유전자들이 많이 발견되었다. 이러한 방법은 동물의 발생을 연구하는 하나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하였다. 즉 양서류, 닭, 어류, 쥐, 인간 등을 가지고 연구하는 사람들은 먼저 초파리에서 발견된 유전자의 유사 유전자가 자신이 연구하는 동물에서 발견되는지 찾는 것이다. 만약 유사한 유전자를 찾게 되면 이것을 가지고 기능을 연구함으로써 훌륭한 연구 결과들을 발표할 수 있다. 따라서 연구를 잘 할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는 다른 동물에서 어떠한 유전자가 발견되었는지 항상 관심있게 살펴보고 이러한 유전자를 본인이 다루는 동물에서 찾아 연구하는 것이다.

◆ 초파리 유전자의 발견 –> 이와 유사한 인간의 유전자의 발견 –> 기능연구

◆ 인간의 유전자의 발견 –> 이와 유사한 초파리 유전자의 발견 –> 초파리의 유전학적

시스템을 이용하여 기능 분석 –> 인간의 유전자의 기능 예측

셋째, 돌연변이 유발물질을 처리하여 유전자를 찾는 방법이 있다. 이 방법은 전통적으로 많이 이용되어 왔지만 유전자를 클로닝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경향이 있다. 돌연변이 유발물질로는 EMS (ethylmethanesulfonate), ENU (ethylnitrosourea), X-ray, r-ray 등이 이용되어 왔으며, 특히 초파리에서는 전이인자 (transposible element)를 이용함으로써 많은 돌연변이를 찾고, 유전자를 클로닝할 수 있었다.

위와 같은 방법들을 이용하여 유전자를 발견하면 남는 문제는 무엇인가? 많은 경우 위와 같은 방법으로 발견된 유전자들은 아직 기능을 정확하게 알지 못하므로 이들의 기능을 분석하는 것이 과제로 남는다.

기능유전체 연구와 연관된 것으로 유전자에서 만들어지는 단백질에 대한 연구이다. 유전자 자체만으로는 그 의미를 알 수 없으며 유전자로부터 만들어져 작용하는 단백질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1995년 마크 윌킨스가 만든 용어인 프로테인 (Protein, 단백질)과 옴 (Ome, 전체)의 합성어인 프로테옴 (proteome)은 궁극적으로 게놈프로젝트를 크게 보안해 줄 것으로 생각된다.

 

② 유전체다양성 (genomic diversity) 혹은 비교유전체연구 (comparative genomics) 연구

비교유전체 연구는 개인, 인종, 생물간의 게놈 정보를 비교하여 차이점을 찾아내고, 이를 통해 생체 기능의 차이를 추적하는 것이다. 초파리의 60-70%의 유전자들이 인간의 유전자들과 구조에 있어 유사하며, 기능도 같은 것들이 많이 발견되고 있다. 초파리는 돌연변이가 많고, 유전자의 기능을 잘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인간의 유사체가 발견되면 초파리에서 바로 그 기능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유전자의 염기서열을 컴퓨터를 통해 잘 비교 분석하는 일이 매우 중요한 영역으로 떠오르게 되었다. 이와 같은 새로운 생물학의 영역을 생물정보학 (bioinformatics)라고 한다. 생물학 지식과 컴퓨터 지식의 결합은 생명공학 분야에서 필연적인 과정이 되고 있다.

 3) 인간게놈프로젝트에 대한 기대

첫째, 유전자 진단이 실용화 될 것이다. 유전자 진단은 유전병, 암 등을 진단하거나, 친자 감별, 범인 감식 등 다양한 목적으로 쓰일 수 있을 것이다. 진단의 효율성을 위해 DNA칩이 개발되고 있다. DNA칩은 기능이 밝혀진 유전자 조각을 몇백개에서 몇만개를 가로, 세로 2 cm 되는 작은 칩안에 고밀도로 모아 놓는 것으로 짧은 시간에 대규모로 유전질환이나 기타 유전자 검사를 할 수 있도록 고안되었다.

둘째, 유전질환의 치료에 획기적인 전환을 마련할 것이다. 유전자에 대한 결함이 있는 것이 밝혀지면 유전자의 기능을 복원시키거나 질병을 유발하는 유전자의 기능을 억제하는 유전자 치료법 등이 개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어떻게 유용한 유전자를 인간에게 주입할 수 있는가? 유용한 유전자를 인간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바이러스 속에 넣은 후 바이러스를 인체 세포 속에 주입시킨다. 세포의 핵속으로 들어간 유용한 유전자는 정상적인 활동을 하여 질병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다.

유해한 유전자는 어떻게 없애는가? ① 해로운 유전자가 발현되기 위해서는 특정한 전사인자가 프로모터에 붙어 mRNA를 만들어야 한다. 이 때 외부에서 가짜 프로모터를 집어 넣어주면 전사인자가 흩어지는 효과를 가져옴으로서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한다. ② 앤티센스 mRNA (antisense mRNA)를 만들어내는 유전자를 바이러스를 통해 세포 속에 집어 넣는다. 정상 유전자에서 발현되는 mRNA는 집어 넣어준 유전자로부터 만들어지는 앤티센스 mRNA와 결합하여 결국 단백질을 만들 수 없게 된다. ③ 종양 세포의 성장을 유도하는 성장인자 (growth factor)의 신호전달을 항체를 이용하여 억제한다. 성장인자로부터 신호전달을 받는 막단백질에 붙는 항체 생산을 유도함으로써 신호전달을 차단하여 종양세포의 분열을 차단할 수 있다.

셋째, 맞춤의학이 가능해질 것이다. 동일 질병이라도 그 정도와 유전적인 형태가 다르므로 각 환자가 갖는 특성에 따라 각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 방법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은 인종이나 민족에 상관없이 유전자가 99.9% 일치하지만 0.1%의 차이 때문에 키, 모양, 피부색 등이 달라 보인다. 또한 이러한 차이로 인해 한국 사람이 위암 등에 더 잘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러한 차이를 밝히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인종이나 개인별 염기의 차이를 단일염기변이 (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 SNP)라고 한다.

넷째, 신약 개발이 봇물 터지듯이 진행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10년 이상 걸리던 것이 5년 정도로 단축될 예정이며, 연간 수십개 단위에서 수백개 단위로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2010년이면 유전정보를 이용한 신약 시장의 규모가 최소한 1000억달러 이상이 될 것으로 미국의 한 회사는 예견하고 있다.

다섯째, 기능이 이미 손상된 것으로 재생이 불가능한 세포나 장기를 대체할 수 있는 세포-조직 -장기생산 기술이 유전자 기능 연구 결과로부터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21세기는 장기 이식이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인간세포가 만들어져서 소멸하기까지의 전 과정이 이해되면 노화억제법이 개발되어 장수의 길로 갈 수 있을 것이다.

 

4) 게놈프로젝트가 갖고 있는 문제점

첫째, 개인 유전정보의 공개는 많은 사회적인 문제점을 일으킬 수 있다. 유전자를 검사함으로써 개인과 그의 가족의 앞으로 예상되는 질병과 장애, 조기 사망 등에 대한 정보까지도 제공할 수 있어 유전적인 차별 논란이 가속화될 것이다. 이러한 정보들은 회사를 취직하거나, 결혼을 하거나, 보험을 들 때 매우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의 생명보험회사가 70년대부터 흑인의 유전병인 겸상적혈구 빈혈증검사를 실시해 논란을 불러 일으켰는데 이러한 유전병 검사는 크게 확대될 것이다. 불리한 유전정보를 갖고 있는 사람은 결국 사회로부터 유리된 삶을 살아야 할 지 모른다.

둘째, 맞춤인간의 탄생이 우려된다. 질병, 지능, 노화, 장수 등에 대한 유전정보가 밝혀지면 좋은 유전자를 자식에게 넣으려는 노력이 크게 높아질 것이다. 높은 지능, 건강한 신체, 아름다운 얼굴, 뛰어난 예술적인 감성을 갖는 맞춤아기가 태어남으로써 인간 차별화가 일어날 것이 우려되고 있다.

셋째, 노화의 비밀이 밝혀져 사람이 장수를 하게 되면 결혼 연령이란 개념이 사라짐으로써 전통적인 결혼관에 큰 변화가 올 수 있다.

넷째, 사회는 점점 우수한 유전자를 얻기 위해서 노력을 경주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유전자 풀의 다양성이 훼손될 것이다.

다섯째, 유전정보에 대한 특허 전쟁이 일어나고, 유전정보의 독점에 대한 논란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1세기 생명공학시대를 맞아 먼저 말뚝박는 사람이 임자가 되었던 미국의 서부개척 시대가 생물학 분야에서 재현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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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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