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의 염색체설

유전의 염색체설

 

1. 염색체설의 기원

루벤후크 (Anton van Leeuwenhoek)는 현미경을 발명하여 1667년에 정액이 정자 동물을 포함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정자 동물이 난자 속으로 들어가 수정이 될 것으로 생각하였지만 증명할 방법이 없었다. 멘델이 완두 실험을 시작했던 1854년부터 약 20년간 현미경을 통해서 개구리와 성게의 수정을 연구하던 사람들은 암수 배우자의 결합을 확인하였다. 또한 알과 정자 핵만이 암수 배우자에 의해서 동등하게 기여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관찰을 통해 핵이 유전물질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1880년에 핵의 염색법이 개발되었다. 핵 중에서도 매우 강하게 염색되는 염색체 (chromosome = colored bodies)를 발견하였다. 오늘날 우리가 흔히 쓰는 염색체의 원 의미는 염색이 되는 물체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현재는 간기 때의 단백질과 DNA 복합체를 염색사 (chromatin)로 세포분열시 응축된 형태를 염색체로 부른다.

염색체유전01 

염색체가 이미 19세기에 세포의 구조로써 인식이 되었지만 중요성이 부각되기 시작한 것은 멘델의 법칙이 재발견되면서 부터다. 1902년에 미국의 서톤 (Walter Sutton)과 독일의 보베리 (Theodore Boveri)는 유전물질이 염색체에 있을 것이라는 유전자의 염색체설을 주장하였다. 이러한 근거로 유전자의 유전현상과 감수분열 등에서 보이는 염색체 행동의 일치성을 들었다.

 

2. 유전자가 염색체에 있다는 간접적인 증거

1902년에 서톤이 유전자의 염색체설을 주창하게 된 이유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고, 이 중에 몇 가지를 더 풀어서 설명하였다.

① 각 세포는 염색체 각 종류에 대하여 쌍으로 존재하여, 각 유전자 종류도 한상으로 존재한다.

② 멘델의 유전자처럼 염색체도 상보적이고, 양친에서 자식으로 전달되어도 염색체는 변하지 않는다.

③ 감수분열을 하는 동안 상동염색체가 쌍을 이루고 다른 배우자 속으로 분리된다.

④ 부계 및 모계 기원 염색체는 다른 상동염색체 쌍의 분리와는 상관없이 반대 극으로 끌려가는데 마치 관련이 없는 유전자의 대립인자들이 독립적으로 분리되는 것과 같다.

⑤ 수정 시 알 속의 한세트의 염색체와 정자 속의 한세트의 염색체가 만나 부모에게서 보이는 두 세트의 염색체를 갖는다.

⑥ 수정란의 분열로 생긴 모든 세포 속의 염색체의 반은 모계 기원이고, 나머지 반은 부계 기원이다.

 

(1) 한 염색체 쌍이 개체의 성을 결정한다.

세포에 대한 현미경적 연구를 통해 1900-1910년 사이에 특정한 염색체가 성을 결정할 정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미국 콜롬비아 대학의 젊은 대학원생이었던 서톤은 메뚜기의 정소로부터 세포를 얻어 감수분열을 관찰하였다. 감수분열 전에 정소의 전구체 세포들은 X, Y 및 22개의 염색체를 가지고 있지만 감수분열 후에는 11 + X, 11+ Y로 나뉘어지며, 암컷으로부터 만들어진 알은 모두 11 + X 로만 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X 염색체 정자가 알과 만나면 XX 암컷이 되고, Y 염색체 정자가 알과 만나면 XY 수컷이 발달하는 것을 보고 서튼은 X와 Y 염색체가 성을 결정한다고 결론지었다.

 

(2) 수정시 반수체 배우자가 이수체 접합자를 만든다.

서톤의 연구는 수정된 알에 있는 염색체는 실제로 2개씩 짝지어 지는 세트로 구성되어 있고, 각각은 부와 모로부터 왔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반수체(n) 배우자가 배수체(2n) 접합자를 만들어낸다는 생각에 확신을 주었다.

 

(3) 종에 따라 염색체의 수와 모양이 다르다.

염색체는 동원체 (centromere)와 이것으로 뻗어져 있는 팔로 구성되어 있다. 동원체는 염색체가 매우 응축된 곳으로 반복된 염기 서열이 많이 나타나는 곳이다. 염색체에 따라 동원체가 중앙에 있거나 한쪽에 치우쳐 있는 것이 있다. 동원체로부터 뻗어나오는 부분을 초파리에서는 좌측팔 혹은 우측팔로 표시하지만, 사람에서는 동원체로부터 긴쪽을 q, 짧은 쪽을 p로 표시한다.

염색체는 크기가 다르고, 동원체의 위치가 달라 각 염색체를 구별하는데 용이하다. 또한 염색체를 염색약으로 염색을 하면 각 염색체에 독특한 띠 모양이 나타나는데 이를 밴딩 패턴이라고 하며, 염색체를 구별하는데 매우 유용하게 이용된다. 분열 중기 때 동원체에 붙어 있는 염색체를 염색분체(sister chromatid)라고 한다.

2개의 염색분체는 하나의 동원체에 붙어 있기 때문에 하나의 염색체로 간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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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염색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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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제 전 상동염색체> <복제 후 상동염색체>

 

세포의 모양, 크기, 밴딩 패턴이 같은 것을 상동염색체 (homologous chromosome)라고 한다. 상동 염색체는 같은 유전자를 암호화하고 있지만 다른 대립인자를 가지고 있을 수 있다. 핵형 (karyotype)이란 염색체를 상동인 것을 모아 크기가 큰 것에서부터 작은 순으로 배열하여 놓은 것을 말한다. 성염색체 (sex chromosome)에 대가 되는 염색체를 상염색체 (autosome)이라고 한다.

핵형 분석을 통해 염색체 수의 이상 등을 확인하여 다운증후군과 같은 질병을 찾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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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정상 핵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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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다운증후군 환자의 모습 및 핵형>

 

(4) 염색체는 개체의 성을 결정하는 방법에 있어 종 사이에 다양성이 있다.

인간과 초파리에서는 XX가 암컷, XY가 수컷이 된다. XX라는 것은 성을 결정하는 염색체가 암컷에서 모양과 크기가 같다는 것이며, XY는 성을 결정하는 염색체가 서로 크기와 모양에서 다르다는 것이다. 조류에서는 이와는 반대로 수컷에서 두 개의 성염색체가 같아 이를 ZZ로 표시하며, 암컷은 서로 다르기 때문에 WZ로 표시한다.

 

3. 유전자가 염색체 있다는 결정적인 증거 (모건에 의한 증명)

 위의 증거들은 유전물질이 염색체에 있을 것이라는 예측을 할 수 있게 해주지만 결정적인 증거는 될 수 없다. 위와 같은 서톤의 주장이 뒷받침되기 위해서는 첫째, 유전자의 유전양상이 유전과 일치해야 하며, 둘째, 특정 염색체의 유전이 성의 결정 이외의 다른 형질에 대한 유전과 일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것은 15년 뒤에 모건(Thomas Morgan)이 흰눈 돌연변이(white mutation)를 발견함으로써 깨끗하게 증명되었다.

1910년 야생형의 초파리를 대량으로 사육하는 과정에서 흰눈 돌연변이를 우연하게 발견하게 되었다. 이 초파리를 야생형 암컷과 교배하여 얻어진 F1은 모두 야생형이 되는 것을 보고 빨간눈이 우성 대립인자인 것을 알았다. F1끼리 교배하였을 때 빨간눈과 흰눈이 3:1로 멘델의 분리의 법칙에서 보이는 것과 같은 결과를 보여 주었다. 하지만 흰눈 초파리는 수컷에서만 나타났고, 암컷은 모두 빨간눈으로 내용적인 면에서는 멘델의 결과와 아주 달랐다. 이러한 결과로부터 모건은 흰눈 유전자는 X 염색체에 있다고 결론지었다. 이를 문자를 이용하여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염색체유전6

멘델은 F2에서 얻어진 잠재성인 X+X-와 X-Y을 교배하여 흰눈을 갖는 암수를 얻어 흰눈만 있는 순계 초파리를 얻었다. 멘델은 흰눈 암컷을 빨간눈 수컷과 교배했을 때와 흰눈 수컷을 빨간눈 암컷과 교배하였을 때에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흰눈 유전자가 X 염색체에 있을 때만이 나올 수 있는 결과라고 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흰눈 유전자의 유전양상과 염색체의 행동이 일치함을 보여준다.

 

4. 유전자가 염색체 있다는 결정적인 증거 (브릿지에 의한 증명)

 

흰눈 암컷과 빨간눈 수컷을 교배하면 암컷은 모두 빨간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매우 드물게 흰눈 암컷이 튀어 나왔다. 이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는가? 1916년 브릿지 (Calvin Bridges)는 X 염색체의 비분리(nondisjunction)가 일어남으로써 이러한 일이 생긴다고 주장하였다. 감수분열 때 XX 염색체 두 개가 나뉘어지지 않고 한쪽으로 끌려가 나중에 Y 염색체를 만나 흰눈의 암컷이 된다는 것이다.

초파리 성결정은 사람과는 매우 다르다. 사람에서는 Y 염색체가 있으면 남자가 되지만 초파리에서는 Y 염색체가 중요한 구실을 하지 못한다. 대신 X 염색체의 수와 상염색체의 세트 수가 중요하여 XX 개체에서는 X 염색체가 2개, 상염색체가 2세트 있으므로 1:1이 되어 암컷이 된다. 하지만 XY 개체에서는 하나의 X 염색체가 있고, 상염색체는 2세트 있으므로 1:2가 되어 수컷이 된다. 즉 비율이 1:1 이상이 되면 암컷, 1:2 이하이면 수컷, 그 사이가 되면 양쪽 성이 나온다.

이러한 정보를 이용하여 브릿지의 실험 결과를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염색체유전7

 

암 수 X- X-X- O
X+ X+X-

(빨간눈 암컷)

X+X-X-

(치사)

X+O

(빨간눈 수컷, 불임)

Y X-Y

(흰눈 수컷)

X-X-Y

(흰눈 암컷)

OY

(치사)

 

브릿지는 실제로 초파리에서 세 개의 성염색체가 있는 것을 확인하여 유전자의 염색체설을 증명하였다. 염색체의 비분리 현상으로 나타나는 질병으로 잘 알려진 것이 다운증후군이다.

조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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