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맹 (colorblindness)

색맹 (colorblindness)

 

1. 색맹의 유전적인 특징

색맹이란 색깔을 구별하지 못하는 증상으로 좀 더 일반적인 용어로 색각 이상이라고 한다. 색맹에는 선천적인 것과 후천성인 것이 있는데, 색맹이라 함은 보통 선천적인 경우를 말하며, 본 내용에서 다루고자 하는 부분이다. 망막에는 적색, 녹색, 청색을 느끼는 3가지 추상세포가 있어서 이곳에서 색깔로부터 온 신호가 전기자극으로 바뀌어 뇌로 이동하여 색깔에 대한 감각이 일어난다.

선천적인 색맹으로 크게 전색맹과 적록색맹을 들 수 있다. 전색맹은 근친 결혼을 통해 태어난 아이에게서 주로 발견되는데 색을 전혀 구별하지 못하며, 모든 것이 흑백 사진처럼 보이며, 단지 명암을 구별하는 정도이다. 개의 눈이 전색맹과 흡사하다. 적록색맹 (red-green colorblindness)은 녹색과 적색이 같이 있을 때 구별할 수 없는 것이며, 그 외는 모두 정상이다. 따라서 정원에 있는 빨간꽃과 녹색의 잎을 구별하지 못한다. 하지만 색깔이 각각 따로 분리되어 있으면 볼 수 있으므로 교통 신호등을 구별할 수 있다. 색맹인 사람은 타고난 것이기 때문에 평소에 자신이 결함이 있는 것을 알지 못하는 것이 보통이며, 색맹검사를 받고서 깨닫는 경향이 있다.

또한 색깔을 감지하는 단백질이 만들어지지 못하므로 색깔을 볼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적색을 보지 못하는 적색맹, 녹색을 보지 못하는 녹색맹, 적색과 녹색을 보지 못하는 색맹 등이 있다. 적색 이상자에게는 적색과 그 보색인 청색을 띤 녹색이 무색으로 보이고, 녹색이상자에게는 녹색과 그 보색인 자색을 띤 적색이 무색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색맹 유전자는 열성으로 유전되며, X 염색체에 있기 때문에 주로 남성에게서 나타난다. 북아메리카와 유럽에 살고 있는 서유럽 출신의 사람 가운데 남자는 8%가 색맹인 반면, 여자는 단지 0.44%만이 색맹을 보여준다. 색맹을 결정하는 유전자가 X 염색체에 있다는 것은 1900년도 초반에 모건 박사 등이 X 염색체에 흰 눈을 결정하는 유전자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실험을 통해 유전자의 염색체설이 증명됨으로써 밝혀지게 되었다. 1911년도에 유전의 염색체설을 주장했던 사람 중의 한 사람인 E.B. Wilson 박사는 위와 같은 성염색체에 대한 지식과 색맹 증상을 보이는 가계와 연관시켜 본 결과 색맹인 외할아버지로 태어난 딸은 정상인데 이 딸이 결혼하여 낳은 아들의 50% 정도가 색맹인 것을 보고 색맹은 X 염색체 있다고 주장하였다. 이를 가계도로 표시하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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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색체는 동원체를 중심으로 긴쪽을 q, 짧은 쪽을 p라고 표시하고 이것을 다시 숫자로 나누어 세분화하여 표시한다. 염색체의 끝에는 telomere가 있다. 따라서 색맹 유전자는 q27-qter 즉, q의 2지역 7번째와 telomere 사이에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X 염색체에 연관되어 있으면서, 열성으로 유전되는 것을 반성열성유전이라고 하며, 매우 드물게 나타는 반성열성 유전질환은 공통적으로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는다.

① 여자의 경우 두 대립유전자가 모두 열성이어야 증상이 나타나므로 돌연변이 형질은 남자에게서 훨씬 많은 수로 나타난다.

② 돌연변이 형질은 절대로 아버지로부터 아들로 전달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아들은 아버지로부터 오직 Y 염색체만을 물려 받기 때문이다.

③ 돌연변이 형질을 나타낸 아버지는 모든 딸에게 돌연변이 유전인자를 물려 줌으로써 딸들은 모두 잠재성이 된다. 이 딸로부터 나온 아들의 절반은 돌연변이 형질을 보인다.

④ 따라서 돌연변이 형질은 할아버지로부터 잠재성인 딸이 나오고 이 딸의 아들에서 돌연변이 형질이 보이므로 형질이 한 세대 건너 뛰고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다.

⑤ 형질이 다음 세대마다 보이는 것은 유전병을 보이는 남자의 여동생이 잠재성일 경우이다. 이 경우 이 여성의 아들의 절반이 돌연변이 형질을 보일 것이다.

 

2. 색맹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는가?

색맹은 색맹 검사표를 이용하여 확인할 수 있다. 옆에 보이는 그림에서 녹색과 빨간색이 섞여 있는 상황에서 16을 볼 수 있으면 정상적인 시각을 갖지만, 그렇지 못하면 적록색맹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적색과 녹색을 구별하지 못하는 것이다. 정확한 진단은 병원에 가서 실시해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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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분자적인 특징

광수용체 세포 (photoreceptor)에는 크게 간상세포 (rod cell)와 원추세포 (cone cell)로 나뉜다. 간상세포는 빛을 감지하며, 원추세포는 색깔을 볼 수 있도록 해준다. 빛을 감지하는 단백질은 로돕신이며, 적색과 녹색을 감지하는 단백질은 로돕신과 어느 정도 닮은 구조를 하고 있다. 각 단백질은 하나의 폴리펩티드로 되어 있으며, 364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 단백질은 세포막에 끼여 있다. 적색 단백질과 녹색 단백질은 로돕신과 비교해 볼 때 반 이상의 아미노산에서 차이를 보이지만, 적색 단백질과 녹색 단백질 사이에는 단지 100개의 아미노산 당 4개 정도만이 차이를 보여준다. 두 단백질 사이에 차이는 적지만 색깔을 구별하는데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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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로돕신, 청색 단백질, 적색 단백질, 녹색 단백질의 구조에 대한 모델. 색깔을 감지하는 단백질들은 로돕신과 유사하다. 차이가 나는 아미노산들이 다른 색깔로 표시되어 있다. 녹색과 빨간색을 감지하는 단백질의 아미노산을 비교하면 매우 유사한 것을 알 수 있다.

 

적색 단백질과 녹색 단백질은 X 염색체에 있으며, 서로 인접해 있다. 정상인 사람에서 적색 유전자는 하나 존재하는 반면, 녹색 유전자는 한 개에서 세 개까지 존재한다. 두 유전자의 염기서열을 비교해 보면 96%가 일치하는 것을 보여준다. red gene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단백질이 만들어지지 못하므로 적색을 볼 수 없다. 예를 들면 적색 단백질의 203번 아미노산이 시스테인 (cysteine)에서 아르기닌 (arginine) 으로 전환되면 단백질의 삼차구조를 연결시켜주는 S-S 결합을 파괴시켜 삼차구조가 파괴되어 적색 색맹 (red colorblindness)를 보인다. 만약 두 유전자가 동시에 발현되지 못해 단백질이 만들어지지 못하면 적색과 녹색을 볼 수 없게 된다. 적록색맹은 감수분열 때 적색 유전자와 녹색 유전자가 매우 유사하여 이들간에 교차 (불균등교차, unequal crossover)가 일어남으로써 결국 융합단백질 (fusion protein)이 만들어지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그림. 정상적인 red/green 색소 유전자. 빨간색을 감지하는 단백질을 암호화하고 있는 유전자는 하나이며, 녹색을 감지하는 단백질을 암호화하고 있는 유전자는 정상인 사람에서 하나에서 셋까지 주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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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유전자와 단백질에 대한 돌연변이 형태는 다음과 같다. (A)에서는 red gene에서 나온 단백질의 203번 시스테인이 아르기닌으로 바뀌므로써 정상적인 기능을 못해 적색 색맹을 보여준다. (B)에서는 유전자에 결손이 생겨 전자가 일어나지 못해 단백질이 만들어지지 못함으로써 적색 색맹을 보여준다. (C)에서는 두 유전자를 동시에 조절하는 부위에서 돌연변이가 생겨 빨간색과 녹색을 감지하는 단백질이 만들어지지 못함으로 빨간색과 녹색을 볼 수 없다. 사람들은 적색 유전자나 녹색 유전자가 없으면 녹색과 적색을 같은 색으로 인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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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문제 풀이를 통한 색맹 유전의 이해

 

(문1) 색맹인 여자와 정상인 남자가 결혼하여 색맹인 아들을 낳았다. 이 아들의 염색체를 조사해 보니 XXY의 성염색체를 갖는 클라인펠터 환자였다.

ⓐ 이 아들을 형성하기 위하여 만났던 정자와 난자에는 어떠한 성염색체가 나타났겠는가?

ⓑ 양친과 아들에 대하여 바소체 (Barr body) 검사를 하였을 때 아들의 바소체 수는 양친 중 어느 쪽을 닮았겠는가?

ⓒ 만약 이 두 사람이 44+XY의 46개 염색체를 갖는 아들을 갖었다면 이 아들이 색맹일 확률은 얼마인가?

 

(해1) ⓐ 아들이 색맹이므로 이 아들은 2개의 X 염색체가 모두 돌연변이 유전인자가 되어야 한다. 즉 X*X*Y가 될 것이다. 엄마가 색맹이므로 비분리가 난자를 만들 때 일어나야 한다. 따라서 난자가 X*X* 염색체를 갖었고, 정자는 Y 염색체 하나만 갖었을 것으로 사료된다.

ⓑ 엄마는 1개의 바소체를, 아빠는 바소체가 없을 것이며, 자식은 하나의 바소체를 보여 줄 것으로 생각됨으로 엄마와 같은 수를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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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계도를 그리면 다음과 같다. 두 번째 아들은 가계도에서 보듯이 색맹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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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2) 색맹인 남자와 정상적인 여자가 결혼하여 딸을 낳았는데 색맹이었다.

ⓐ 양친과 딸의 유전자형은 무엇인지 가계도를 그려 설명하시오.

ⓑ 두 사람에게서 태어난 아들의 몇 %가 정상적이겠는가?

 

(해2) ⓐ 남편이 색맹이므로 XY 염색체에서 X 염색체에 돌연변이 유전인자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딸이 색맹이므로 아버지로부터 온 돌연변이 인자외에 또 하나의 돌연변이 인자가 엄마로부터 왔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부인은 정상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으므로 유전적으로는 보인자 즉 하나의 돌연변이 대립인자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가계도로 표시하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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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X+Y와 X*Y 두 가지가 있다. 따라서 50%가 색맹을 나타내게 된다.

 

문3) 정상적으로 색깔을 볼 수 있지만 색명인 아버지로부터 태어난 여성이 정상적인 색각을 가지고 있는 남자와 결혼하였다.

ⓐ 이들의 자식은 어떠할 것으로 생각되는가?

ⓑ 남편의 아버지가 색맹이라면 자식은 어떠할 것으로 생각되는가?

 

해3) 편의상 정상인 사람을 XCB인자를 갖는 것으로, 그리고 돌연변이인 사람을 Xcb로 표시하자.

ⓐ 부인의 아버지는 XcbY의 유전자형을 갖는다. 따라서 부인은 XCBXcb의 유전자형을 가지므로 정상적인 색각을 나타낸다. 남편은 정상적인 색각을 나타내므로 XCBY의 유전자형을 나타낸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자식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XCBXcb  ⓧ  XCBY  —>  XCB XCB  XCBXcb  XCBY XcbY

 

딸의 반은 완전 정상인자를 가지고 있고, 다른 반은 잠재성이다. 아들의 반은 정상이며, 반은 색맹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X 염색체에 연관되어 있으면서 열성으로 유전할 때 남자가 훨씬 유전병에 더 잘 걸리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경우 외할아버지에서 나타난 색맹이 한 세대 걸러 외손자에게서 나타난 것을 보여준다.

ⓑ 남편의 아버지가 색맹이지만 본인은 정상이므로 색맹유전인자를 물려 받지 않았으며, XCBY 유전인자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결과는 ⓐ와 같다.

조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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