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델의 유전법칙의 확장

멘델의 유전법칙의 확장

 

1. 들어가기

 

멘델의 유전법칙은 모든 생명체에 일반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원리이다. 하지만 실제로 식물 혹은 동물을 교배하거나 인간의 유전 현상을 볼 때 멘델의 유전법칙과는 전혀 무관해 보이는 것들이 있다. 이러한 것들에는 어떤 것이 있으며, 이들이 전혀 멘델의 유전 법칙에 따르지 않는지 살펴보자.

 

2. 불완전 우성

 

불완전 우성(incomplete dominance)은 멘델의 유전법칙을 재발견한 코렌스에 의해 발견되었다. 그는 빨간색의 금어초와 흰색의 금어초를 교배하면 F1에서 우성으로 생각되었던 빨간색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분홍색이 나오는 것을 발견하였다. F1을 자가 교배하면 빨간색이 1/4, 분홍색이 1/2, 흰색이 1/4 정도 나오는 것을 관찰하였다. 이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는가?

멘델유전01

여기에서 흰색을 소문자 r로 표시하지 않은 이유는 F1에서 어느 유전자도 완전하게 발현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전자형을 살펴보면 근본적으로 멘델의 유전법칙에 따라 유전됨을 알 수 있다. 불완전 우성을 도식적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멘델유전3

 

3. 공동우성

 

공동우성(codominance)은 이형인 상태에서 두 형질이 모두 나타나는 현상이다. ABO 혈액형이 좋은 예이다. ABO 혈액형의 세 개의 대립인자인 IA, IB, i 에 의해 결정되며, IA와 IB는 I에 대하여 우성이다. 따라서 A형은 A라는 탄수화물을 가지고 있으며, B형은 B라는 탄수화물을 가지고 있다. IAIA, IAi는 A형 혈액형을, IBIB, IBi는 B형 혈액형을 나타낸다. ii는 탄수화물이 없는 것으로 O형 혈액형을 나타낸다.

IAIA, IAi –> A형            IBIB, IBi –> B형             ii –> O형

 

그렇다면 IAIB 유전자형을 갖는 사람은 어떠한 혈액형을 나타내겠는가? IA와 IB는 서로 우성이기 때문에 A와 B 탄수화물이 동시에 나타나 A와 B의 특징이 동시에 나타나므로 AB형이 된다. 이처럼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을 공동우성이라고 한다. 공동 우성을 도식적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멘델유전4

 

4. 복대립 유전자

 

멘델은 한 쌍의 대립인자를 이용하여 유전법칙을 확립하였다. 완두의 색깔이 노란 것과 초록색의 것 혹은 모양이 둥근 것과 주름진 것 등으로 한 쌍의 대립인자를 이용하여 교배를 실시하였다. 하지만 어떤 유전자는 한 쌍 이상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유전자를 복대립 유전자(mutiple allele)이라고 한다. 우리가 공동우성에서 살펴보았던 ABO 혈액형이 그 예이다. ABO 혈액형은 세 개의 대립인자인 IA, IB, i 에 의해 결정된다. 초파리의 흰눈 유전자는 돌연변이 대립인자가 수 십 개가 된다.

한 유전인자가 세 개의 대립인자로 되어 있다면 얼마나 많은 유전자형이 가능할까? 세 개의 유전인자를 P1, P2, P3로 표시하면 P1P1, P1P2, P1P3, P2P2, P2P3, P3P3의 6개가 나올 수 있다. 따라서 대립인자 수가 증가하면 집단 내에는 다양성이 그 만큼 증가하게 된다.

 

5. 치사유전자

 

어떤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개체가 죽는 경우가 있다. 이처럼 동형의 돌연변이 개체를 죽게 만드는 유전자를 치사유전자(lethal gene)라고 한다. 다음의 교배 과정을 살펴보자.

멘델유전00

 

F1에서 노란 쥐가 나왔으므로 노란색이 검은색에 대하여 우성임을 알 수 있다. 멘델의 유전법칙이 적용된다면 F2에서 3 : 1 의 비율로 노란색과 검은색 쥐가 나와야 하지만 실제 비율은 1.8 : 1 즉 2 : 1 의 비율이 나왔다. 이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위의 결과를 문자를 써서 설명해 보면 다음과 같다.

멘델유전7

위의 교배 결과에서 노란색과 검은색이 3 : 1 로 예상된다. 하지만 2 : 1 로 나왔기 때문에 이 중에 어떤 쥐는 죽어 없어졌을 것으로 생각된다. 실제로 어미 쥐의 배를 갈라 보니 죽어 있는 새끼 쥐가 발견되었다. YY 유전인자형을 갖는 쥐는 죽었으며, 오직 Yy만이 살아남아 위와 같은 결과를 주는 것이 확인되었다. 일반적으로 야생형의 특징들이 우성으로 작용하지만 위의 결과에서 처럼 돌연변이가 우성일 경우 YY 쥐처럼 동형의 돌연변이 개체는 죽게 된다. 사람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성 동형 돌연변이 배아나 태아는 태어나지 못하고 죽음으로써 유산의 한 원인이 된다.

치사의 관점에서 보면 두 대립인자가 동형이 되어야만 개체가 죽기 때문에 이 유전자는 열성유전을 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각 동물의 유전체에는 상당수의 치사유전자가 있으며, 이들 중 많은 것들이 현재 이형이 상태로 우리 자신을 구성하고 있다. 따라서 배우자의 유전자형에 따라 아이가 태어나지 못하고 유산될 수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가 있다.

 

6. 다면발현

 

다면발현(pleiotropy)은 한 유전자가 여러 기능을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사람의 유전병 중의 하나인 페닐키토뇨증(phenylketonuria, PKU)은 phenylalanine hydroxylase 효소를 만들어내는 유전자에 이상이 생겨 이 효소가 만들어지지 못함으로써 phenylalanine이 tyrosine으로 전환되지 못해 이 대사과정의 중간 산물이 피에 많아진다. 이로 인해 지능이 낮아지고, 머리가 작아지며, 머리색깔이 엷어지고, 신경계에 영향을 주는 등 다양한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 즉, PKU 유발 유전자는 매우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표현형만을 보면 한 유전자로부터 다양한 특징이 나오기 때문에 멘델의 유전법칙과 연결시키기 어려운 점이 있다. 하지만 PKU를 문자를 써서 설명하면 매우 간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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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가계도에서 II-3의 아들이 PKU에 걸렸으므로 부모는 PKU에 대하여 이형임을 알 수 있다. 즉, I-1과 I-2는 Pp와 Pp로 나타낼 수 있다. 이로부터 1/4의 확률로 PKU에 걸린 pp 자식이 나올 수 있다. 비록 II-3이 매우 다양한 표현형을 나타내지만 유전자형을 살펴보면 정확하게 멘델의 유전법칙에 따라 유전됨을 볼 수 있다.

 

7. 침투율

 

유전자에 따라서는 하나의 주어진 표현형을 나타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동형의 열성 유전인자를 가지고 있지만 표현형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왜냐하면 많은 유전자들이 혼자서 작용을 하지 않고 다른 유전자들과 상호작용을 하기 때문에 표현형이 달라질 수 있다. 이 때 표현형을 보이는 것을 침투되었다고 한다. 모든 개체가 완전한 표현형을 보였다면 100% 침투율을 보인다고 한다. 만약 80%만 나타난다면 80% 침투율을 보인다고 한다.

만약 100%가 아닌 침투율을 보이면 표현형만 가지고 이 유전자가 멘델의 법칙에 따라 유전되는지 알 수가 없다. 다음 가계도를 보고 어떠한 유전 양상을 보이고 있고, 각 개인의 유전자형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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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가계도를 보면 매 세대마다 유전병에 걸린 사람이 나타남으로 일단 우성 유전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II-4가 유전병 현상을 보이지 않는데 III-3이 유전질환을 보여주고 있다. 여기서 고민을 하게 된다. 어떻게 이 문제를 풀 수 있을까? 한가지 해법이 II-4 개체에서 돌연변이 표현형이 나타나지 않은 즉, 침투가 일어나지 않았다고 가정할 수 있다. 물론 그 원인을 이야기할 수 없지만 이 개체가 갖는 내부적인 유전환경이 다른 사람과는 달라 돌연변이 표현형이 억제되어 나타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된다. 총 5명이 유전질환을 가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4명에게만 나타남으로 침투율은 4/5 x 100 (%) = 80%가 된다.

이 경우도 침투율을 고려하지 않은 표현형만을 고려할 때는 멘델의 유전법칙이 적용될 수 없지만 근원적으로 볼 때 정확하게 멘델의 유전법칙에 따라 유전이 일어남을 알 수 있다.

 

8. 발현도

 

어떤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겼을 때 나타나는 표현형의 정도가 달라질 수 있는데 이러한 발현의 수위를 발현도(expressivity)라고 한다. 사람에게서 헌팅톤병은 평균적으로 30-50 사이에서 시작되는데 사람에 따라 상당히 다른 정도를 보여준다. 이는 발현도가 사람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다음 그림의 쥐는 모두 열성 유전자를 가지고 있지만 표현형의 정도가 매우 다른 것을 보여준다.

 

 

모두 색깔을 나타내는 유전자에 대하여 같은 동형의 돌연변이지만 표현형은 개체에 따라 매우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즉 발현하는 정도가 개체에 따라 다르다. 검은 색깔이 8마리 중에 7마리 나타나므로 발현도는 7/8이다.

 

9. 다인자유전

 

크기, 무게, 모양 등과 같은 형질은 하나의 유전자에 의해 결정되기 보다 여러 유전자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다인자유전(polygeneic) 이라고 한다. 이들은 양적인 단위로 측정되므로 이러한 것을 결정짓는 형질을 양적형질(quantitative traits)이라고 한다. 양적형질은 정규분포를 그리며 나타난다.

 

 

10. 성염색체 유전

유전자가 X 성염색체에 연관되어 있는 경우 돌연변이 인자가 암컷에 있느냐 혹은 수컷에 있느냐에 따라 유전 양상이 달라져 표현형의 비가 달라진다. 이것은 멘델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멘델은 암수를 바꾸어 교배하여도 같은 결과를 얻었기 때문이다. 만약 그가 성염색체에 연관되어 있는 유전자를 이용하였다면 매우 헷갈렸을 것이다. 사람에게서 X 염색체에 연관되어 있는 색명(color-blindness), 혈우병(hemophila) 유전자는 열성으로 유전되며, 어떠한 것은 우성으로 유전되는 것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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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비해 Y 염색체에 연관되어 있는 유전자가 있다. 이러한 유전자는 오직 아들에게만 전달된다. 귀바퀴의 털이 한 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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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표현형모사

 

표현형모사(phenocopy)는 유전자형은 변하지 않았는데 환경의 변화로 인해 다른 돌연변이체와 표현형이 유사하게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예를 들면 신경안정제인 탈리도마이드(thalidomide)를 먹으면 팔다리가 없는 아이가 태어난다. 하지만 매우 드물게 유전자의 이상에 의해서 팔다리가 없는 자식이 나오기도 한다. 따라서 탈리도마이드 복용 시 나타나는 증상은 이러한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모방한 표현형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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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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