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昆蟲)

곤충(昆蟲)

 

식물자원과 식물병 (박창석 교수)

곤충과 환경 (송유한 교수)

식물과 미생물 (박창석 교수)

농업생태계와 작물보호 (송유한 교수)

제 1 장 곤충(昆蟲)

昆蟲(insect)이란 동물 중에서 가장 종류가 많은 곤충강(Insecta)에 속하는 절지동물(Arthropoda)을 말하며, 흔히 벌레라고도 불린다. 벌레라는 말에는 엄격하게 따져서 곤충강에 속하지 않는 절지동물도 잘못 포함시키는 경우도 있다.

곤충이 다른 절지동물과 구분되는 점은 몸이 머리․가슴․배의 3부분으로 나누어 저 있고, 머리에 입틀․더듬이․겹눈 등이 있으며, 가슴에는 대개 3쌍의 다리와 2쌍의 날개가 있다는 점이다. 또한 배는 여러 개의 고리마디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속에 소화관․생식관 및 기타 기관들이 들어 있다.

곤충이라고 하면 모기․빈대․파리․벼룩․솔나방(송충)․쐐기나방(쐐기)․독나방 등 나쁜 것들(害蟲)만을 연상하기 쉬우나, 이것들은 곤충의 일부에 지나지 않으며, 이보다 훨씬 많은 것들이 우리에게 유익한 종류(益蟲)이다. 즉, 꿀벌․꽃등에 등은 화분을 옮겨 유익하며, 해충에 기생하는 좀벌․고치벌․맵시벌․침파리 등이나 해충을 잡아먹어 유익한 무당벌레․풀잠자리․꽃등에․딱정벌레 등과 같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곤충들이 모르는 동안에 많은 해충을 없애주어 우리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

 

1. 곤충의 기원과 번성

현재 지구상에는 약 120여만종에 이르는 동물들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중 절지동물문(Arthropoda)에 속하는 것이 90만여 종이나 되며, 곤충(곤충강, Insect)은 약 85만종에 이르고 있어 전 동물계의 80%이상을 차지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들 수치는 단지 보고된 종 수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실제 이 지구상에 살고 있는 곤충의 종 수는 얼마나 될까? 학자들의 견해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300~500만종은 족히 넘을 것이라 추정되고 있으며, Wilson은 이 지구상에 분포하는 곤충은 500~3,000만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직도 알려지지 않은 곤충의 종류가 많이 남아 있음을 의미한다.

곤충이 이 지구상에 나타난 최초의 시기는 지금으로부터 약 3억5천만년~4억년 전으로 해석되어지고 있다. 이는 인간의 역사가 50만년이 안 된다는 사실과 비교해 볼 때 곤충은 실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 오랜 기간을 통해 곤충의 진화는 계속되어 오늘날 이 지구상에서 가장 번성한 생물 군으로 번성 해 온 것이다. 화석 자료에 의하면 최초의 유시(有翅)곤충은 지금으로부터 3억 5천만년전인 고생대(古生代)의 석탄기에 출현했다고 알려지고 있다. 삼엽충을 비롯한 다른 절지동물들의 화석이 켐브리아기로 알려져 왔으나 곤충류의 최초 출현은 데본기로 추정하고 있다. 즉 곤충이 날개가 없는 무시곤충군(無翅昆蟲群)에서 날개가 어 있는 유시곤충군(有翅昆蟲群)으로 진화되었다고 본다면 오늘날 화석으로 발견되지는 않았으나 무시곤충 내지 무시곤충이전의 원시적인 조상형이 적어도 데본기에 출현했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발견된 곤충의 화석들 중 보다 오래된 곤충류의 조상형이라 보여지는 화석은 모두 날개 화석으로 발견되었다. 화석을 바탕으로 곤충의 진화과정을 살펴보면 곤충은 몸마디에 1쌍의 다리와 같은 부속기관을 가졌던 다족강(多足綱, myriapod) 형에서 유래된 것으로 믿어진다. 곤충의 화석으로는 체코슬로바키아에서 발견된 옛잠자리목(Protodonata)과 독일에서 발견된 옛메뚜기목(Protorthoptera) 그리고 북아메리카 펜실베니아에서 발견된 아직 소속이 정해지지 않은 곤충의 날개 화석이 알려지고 있다.

곤충의 진화 단계를 추정해 볼 때 처음 무시곤충에서 유시곤충으로 나뉘어졌고, 다음으로는 유시곤충이 다시 날개를 가지고는 있으나 복부위로 포갤 수 없고 자유로이 움직일 수도 없는 고시류(古翅類)와, 날개가 유연성이 있어 자유롭게 움직이는 신시류(新翅類)로 나누어졌다고 추정된다. 고생대 후기에는 고시류에 속하는 몇 개의 목(目)이 있었으나 현재에는 하루살이목과 잠자리목만 남아 있다, 초기의 신시류는 오늘날 바퀴류와 비슷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메뚜기(Orthopteroid), 노린재(Hemipteroid) 등 불완전변태류(不完全變態類 : Hemimetabola)와 딱정벌레, 파리, 벌, 나비 등 완전변태류(完全變態類 : Holometabola)로 나누어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곤충무리가 오늘날 이렇게 많은 종으로 분화된 것은 그들이 지구상에 최초로 출현한 시기가 3억년이 넘는 기나긴 세월이었음에도 그 이유가 있지만 그들의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다른 어떠한 동물들보다 뛰어나기 때문일 것이다. 그들의 번성이유를 여러 측면에서 찾아보자.

첫째. 곤충은 크기가 작다. 일반적으로 몸의 구조는 대형에서 점차 소형으로 바뀌어져 적은 먹이로도 몸을 지탱할 수 있으며, 적으로부터 숨어살기에 편한 이점을 가지고 있다. 어떤 잠자리의 화석 곤충은 몸길이가 760mm에 달하는 것도 있으며, 현존하는 산누에나방 중에도 날개를 편 길이가 300mm이상에 달하는 것도 있지만, 작은 것은 1~2mm에도 못 미치지 못한다.

둘째. 곤충은 날개를 가지고 있다. 무시곤충에서 유시곤충으로 진화됨으로써 더욱 번성하게 된 것은, 기어서 다니던 것이 날개를 달게 되어 분산능력을 최대한 확대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어디로든 이주(移住)와 이입(移入)이 가능하고, 따라서 교미와 생식력을 높일 수 있으며, 먹이를 얻는 범위도 크게 넓힐 수 있다.

셋째. 곤충의 몸은 외부가 키틴질의 외골격으로 덮여 있어 수분의 과다 증발을 막을 수 있고, 몸 안의 기관을 더욱 잘 보호할 수 있게 되어 있으며, 좁은 공간에 끼어 들기에 편리하다.

넷째. 몸구조의 적응성을 들 수 있다. 날개는 대부분 얇은 막(膜)질로 되어 있어 나는데 공기의 저항을 적게 받고 몸의 무게에 비해 날개가 크고 잘 움직일 수 있게 되어 있기 때문에 나는데 힘을 적게 들이고도 빠르고 민첩하게 날 수 있다. 메뚜기류의 일부와 벼룩류는 날개의 힘으로 날기에 힘이 들어서 날개가 없어진 대신 뒷다리가 길게 잘 발달해서 도약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수중 유영생활을 하는 물방개는 기관이 변형된 기관아가미로 되어 수중호흡이 가능토록 진화되었다. 땅강아지의 다리는 땅속에서 굴을 파기에 적합하도록 변형되었으며, 사마귀의 앞다리는 다른 곤충들을 포획하기 쉽도록 크고 많은 침으로 장식되어 있다. 입틀(口器)은 다양한 종유의 먹이를 섭취하기 위해 씹어먹기에 적합한 것에서부터 빨아먹기에 적합한 입, 핥아먹기에 적합한 것 등 여러 가지 종류로 변형-발달되어 있다.

다섯째. 곤충의 생식력은 다른 동물군에 비해 월등하다. 이들의 왕성한 생식력은 세 가지의 특징으로 설명될 수 있다. 우선 암컷의 산란력이다. 보통 1회에 수십~수백개의 알을 몇번에 걸쳐 낳음으로 한 마리의 암컷이 일생 동안 수천개의 알을 낳는다. 또한 세대(한살이)기간이 짧아 1년에도 여러 번 불어 날 수 있다는 점이다. 진딧물과 같은 곤충은 수컷 없이 암컷만으로 생식하는 단위생식을 할 수 있어 단기간에 기하급수적으로 증식할 수 있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복숭아혹진딧물은 한해에 23세대, 초파리는 25세대를 경과 할 수 있다. 또한 파리류와 모기류는 수일만에 알에서 성충으로 자라나므로 산란의 횟수와 더불어 발생 횟수가 매우 많아 한 계절에 무수히 불어날 수 있다. 특히 곤충의 생식기관은 복잡하게 분화되어 생식력을 증대시키고 수컷의 교미기는 음경을 보호하고 지지하기 위한 교미기관 및 부속기관들이 결합되어 교미작용을 보다 원활하게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여섯째. 곤충은 변태를 한다. 알, 유충(또는 약충), 성충의 시기를 거치는 불완전변태를 하는 원시형(元始形)에서 유충 다음에 번데기라는 하나의 단계를 더 거치는 완전변태를 행하는 고등형(高等形)으로 진화되어 왔다. 알과 번데기는 곤충의 생활사 중 신진대사를 최대한 정지시키는 시기로서 기후변화, 기타 물리화학적인 불리한 환경을 극복하는데 유리하고 생물적 환경인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은신할 수 있으며, 스스로를 숨기는 데 적합하도록 여러 가지 색깔과 형태로 변형되어 최대한의 종족 보전과 개체군을 증가시키도록 되어 있다.

일곱째. 곤충은 변온성 동물로서 혹한 속에서도 그들의 세포 안에 동결방지물질을 생산해 얼지 않고 살아 남을 수 있다.

그 외에도 암수가 만나기 위한 구애 수단으로 매미류의 수컷은 발음기를 갖고 있으며, 나방류 등의 암컷은 외분비물질인 성(性)페르몬(Phermone)을 발산하여 수컷을 유인하기도 한다. 또 개미와 꿀벌 등과 같이 소수의 여왕을 중심으로 한 철저한 사회생활을 하는 곤충이 있다. 이들은 개체가 수많이 모여 분업화된 협동생활을 통해 주위환경을 이겨나가고 외적으로부터 각자의 몸을 보호하는 쪽으로 진화된 것도 있다.

곤충이 오늘날 지구상에서 가장 많이 증가되고 번성하게 된 것은 무엇보다 작은 몸이지만 생활 환경의 변화에 대해 어느 동물보다 잘 적응할 수 있게 진화되어 왔기 때문이고, 또한 진화의 기간도 다른 동물보다 훨씬 짧다는 것이 주요 이점으로 작용하였을 것이라 추정된다.

현재 지구 상에서 곤충을 볼 수 없는 곳은 깊은 바다 속뿐이다. 위에 열거한 곤충이 번성하게 된 요인들 중에서 어느 한두 가지가 특별히 더 중요하다고 할 수는 없으며, 이들의 복합작용에 의하여 오늘날의 번영을 가져온 것이다.

 

2. 곤충의 위치

절지동물이 지렁이 및 유조(有爪)동물과 유사한 동물로부터 분화하여 캄브리아기부터 지구상에 나 타난 사실에 대해서는 학자간에 이견이 별로 없지만 곤충의 범위, 특히 톡톡이目(Collembola)․낫발이目(Protura)․좀붙이目(Diplura)등의 톡톡이綱을 곤충에 포함시킬 것인가 아닌가에 대해서는 시대에 따라 또는 학자에 따라 의견의 차이가 많다.

그 동안 절지동물의 분화, 특히 곤충강의 진화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았지만 Manton이나 Gillot등 최근 학자들의 이론을 종합해 보면 곤충은 절지동물 중에서 큰턱이 있고, 다리가 5마디로 구성되어 있으며, 1쌍의 더듬이가 있고, 3쌍의 다리를 가지고 있는 것들 중에서 입틀이 머리에 고정되어 있는 것들만 곤충으로 취급하였다.

톡톡이목․낫발이목․좀붙이목 등은 입틀이 머리 속에서 들락날락하는 이외에도 겹눈이 거의 없고, 변태를 하지 않으며, 머리속뼈가 없고, 발톱이 없으며, 더듬이 채찍마디에 근육이 있는 등 다른 곤충들과 상이한 점들이 많은 등의 여러 가지 특징을 비교하여 그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톡톡이목․낫발이목․좀붙이목 등은 다른 곤충들과의 거리계수가 0.5를 넘으므로 같은 강으로 취급하기보다는 곤충강에서 제외시키는 것이 옳다고 생각되어 최근의 동향에 따라 곤충강에서 분리하여 따로 독립시키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3. 곤충의 특징

곤충은 거미․게․지네․노래기 및 기타의 동물로서 대표되는 9대의 강(class)과 함께 절지동물문(Arthropoda)을 구성하는 동물 군이다. 곤충의 특징을 알기 쉽게 거미와 비교해 보면 아래 <표1>과 같다.

 

<표1> 곤충과 거미의 차이

 

구 분 곤 충 거 미
몸의 구분 머리․가슴․배의 3부로 구분된다 머리가슴․배의 2부로 구분된다
몸의 마디와 더듬이 가슴․배에 마디가 있고, 더듬이는 1쌍이 있다 대개 몸에 마디가 없고, 다리가 변형되 더듬팔은 있어도 더듬이는 없다
겹눈과 홑눈이 있다 홑눈만 있다
다리 3쌍이고, 5마디로 구성되나 4쌍이고, 6마디로 구성된다
날개 2쌍이 있다(예외도 있다) 전혀 없다
생식문 배 끝에 있다 배의 배면 앞부분에 있다
호흡기 기관이나 숨문은 몸의 옆에 줄지어 있다 기관과 허파가 배 아래쪽에 있다
독선 없거나 또는 있다면 배 끝의 침을 통하여 독이 나온다 큰턱이나 머리가슴에 있고, 이빨 끝으로 독이 나온다
거미줄 돌기 없다. 유충의 입이나 흰개미부치의 앞다리에서 실을 내는 것이 있다 배 끝에 쌍으로 배열된다. 그끝에서 거미줄을 내어 생활한다
탈바꿈 대개 탈바꿈을 한다 탈바꿈을 하지 않는다

 

4. 곤충의 진화

화석곤충에 의하면 곤충이 지구상에 나타난 것은 적어도 2억 5천만 년 전이고, 새가 나타난 것은 5천만 년 이전의 일이다. 고생대의 석탄기에서 현재에 걸쳐 다른 동물들은 다른 동물들은 진화의 속도가 느렸지만 곤충만은 상당한 속도로 또한 여러 방향으로 진화가 계속되어 오늘날에 이르렀다.

곤충의 조상형이 아직 화석으로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다른 등뼈가 없는 동물의 화석이 고생대의 초기에 발견되고 있으므로 이들 중 어느 것인가가 곤충으로 진화되었을 것이다. 즉, 지네․노래기․게․거미 등의 절지동물이 곤충과 함께 공동의 조상을 가졌을 것이며, 오늘날의 노래기와 비슷한 절지동물이 이미 공기호흡을 했을 것이라고 믿어진다.

지구상에 최초로 나타난 곤충은 날개가 없었고 육지생활을 했을 것으로 추측되며, 오늘날의 좀이나 좀붙이와 흡사했을 것이다. 이와 같은 결론은 현존하는 곤충의 비교형태학․동물지리학․비교생태학적 연구성과에 기초를 두고 있다. 가장 오래된 화석 육발이는 고생대의 데본기 즉, 2억 5천만~2억 8천만 년 전이라 추측된다.

곤충의 진화과정에 있어서 가장 현저한 변화는 날개의 출현이다. 후기 석탄기에서 이미 여러 目(order)에 속하는 유시곤충이 화석으로 발견되고 있으므로 사실은 전기석탄기, 즉 2억 7천 5백만년 이전에 유시곤충이 출현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초기 화석곤충의 날개의 구조는 접을 수 없게 되어 있어 오늘날의 고시류에 속하는 하루살이나 잠자리 등의 날개와 같았다. 이어서 날개를 접을 수 있는 신시류에 속하는 모든 곤충들이 출현하게 되었다.

곤충의 진화와 번영에 있어서 날개가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가는 앞에서도 언급되었지만 이와 동시에 변태 또한 중요한 역할을 하였으며, 곤충의 진화사상 완전변태는 제2의 큰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무변태 또는 불완전변태에 있어서는 유충과 성충의 모양이 거의 같고 음식물 및 살고 있는 환경 또한 같지만, 완전변태에 있어서는 유충의 모양이 성충과 전혀 다르며 음식물도 대개 다르다. 완전변태의 경우 일생 동안에 알․유충․번데기․성충의 4가지 형태를 취한다. 이것은 곤충이 부적당한 환경에 대처하는 데 있어서도 매우 유리한 조건이다.

유충과 성충이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 수 있고 다른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능력은 유충이 동물이나 식물조직 속에서 살고 있지만 성충은 자유생활을 할 수 있게 한다. 그러므로, 불완전변태를 하는 곤충보다 월등히 유리한 입장이 된 완전변태의 곤충이 더욱 번성하게 되었으리라는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지질시대에 있어서 지구상에 완전변태를 하는 곤충이 나타난 것은 고생대의 페름기라고 추측되며, 전기 2첩기 이전의 화석곤충에서는 완전변태를 하는 곤충을 볼 수 없다. 현존하는 곤충의 90%가 딱정벌레․벌․나비․나방․파리 등과 같은 완전변태를 하는 곤충이다.

 

5. 곤충학의 분야

곤충학은 동물학의 하나의 분과이며 곤충에 관한 모든 사항을 연구하는 자연과학의 한 분야로서 그 연구내용에 따라 일반곤충학 및 응용곤충학의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1) 일반곤충학

일반곤충학에서 다루는 분야는 매우 광범위하여 사람에 따라 구분하는 방식이 다르지만 여기에서는 편의상 다음과 같은 6가지로 구분한다.

① 곤충분류학(insect taxonomy) : 곤충의 분류, 즉 그 소속 및 종명을 결정하는 동시에 곤충 상호간의 유연관계를 조사하고 그 계통에 대하여 연구하는 학문이다.

② 곤충형태학(insect morphology) : 곤충의 형태나 구조를 그 기능과 결부시켜 비교․연구하는 분야로서 곤충의 생리․생태 및 분류학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③ 곤충생리학(insect physiology) : 곤충의 소화․순환․호흡․생식․감각 등에 관한 생리적 현상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④ 곤충생태학(insect ecology) : 곤충이 살고 있는 유기적․무기적 환경의 분석 및 이것이 곤충에 미치는 영향, 곤충의 군집, 곤충의 사회, 환경 등과 관련시켜 곤충의 진화 등에 관하여 연구하는 학문이다.

⑤ 곤충지리학(entomogegraphy) : 곤충분류학.고생물학.식물지리학. 등의 협력을 얻어 곤충의 발상지 및 그 연대를 연구하고 분포의 원인 및 그 경과를 해석하는 학문이다.

⑥ 곤충행동학(insect ethology) : Karl von Frisch에 의하여 근년에 확립된 분야로서 종전에 곤충의 신비한 행동을 본능이라는 말을 사용하여 서로가 이해하고 있는 것처럼 여겨 왔지만 일련의 반사작용에 의한 것이고, 곤충의 지능에 의한 행동이 아니라는 것이 발견된 이래 곤충행동의 과학적 분석에 성행되고 있다.

 

(2) 응용 곤충학

응용곤충학은 일반곤충학을 기초로 사람과의 이해관계를 연구하는 학문으로서 연구대상에 따라 다음에서 보는 바와 같이 구분한다.

① 농업곤충학(agricultural entomology) : 농업경영상 사람에게 직접 및 간접적으로 해를 주거나 이익을 주는 곤충을 농업곤충이라고 하며, 이와 같은 곤충을 연구하는 학문을 농업곤충학이라고 한다.

② 삼림해충학(forest entomology) : 삼림․묘포․임산물 등에 살고있는 모든 곤충의 분류․형태․생리․생태 등을 밝히는 학문으로서 주로 삼림해충에 대한 방제법과 관련된 연구를 한다.

③ 수산곤충학(aquatic entomology) : 수산업경영상 직접 및 간접적으로 이해관계가 있는 물 속에 사는 곤충의 분류․형태․생리․생태 등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④ 의용곤충학(medical entomology) : 신체와 직접 및 간접적으로 이해관계가 있는 곤충을 의용곤충이라고 하며, 이와 같은 곤충의 형태․생태․생리를 연구하는 학문을 의용곤충학이라고 한다.

⑤ 산업곤충학 (industrial entomology) : 우리에게 식물과 재료 등을 제공하거나, 상업적으로 가치가 있는 유용곤충에 관하여 연구하고 이들을 산업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학문을 산업곤충학이라 한다.

 

 

제 2 장 곤충과 인생

인간은 지구상에 나타났을 때부터 곤충과 공존해 왔으며, 앞으로도 밀접한 관계를 지속하면서 함께 살아갈 것이다. 곤충은 인간생활의 구석구석까지 파고들어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이를 검토해 보는 것은 곤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현재 곤충은 지구상의 동물의 4/5를 차지하고, 알려진 것만 하더라도 150만 종이나 되며, 매년 2천~3천 종이 신종으로 기록되고 있다. 곤충이 지구상에 나타난 것은 석탄기이며, 인간이 나타난 것은 불과 수백만 년에 불과하므로 그 초기부터 곤충들과 맺게 되었다.

기원전 7000년 동굴에서는 사람이 야생벌꿀을 채집하는 벽화가 발견되었고, 고대 이집트의 그림에서는 쇠똥구리․풀무치 등이 발견되었다. 인간의 건강과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곤충을 비롯하여 사람의 의식주와 관계되는 것, 즉 나아가서는 사회생활의 발전에 따른 교통통신의 발달과 더불어 전세계적으로 인간문화의 여러 분야에 걸쳐 복잡하게 얽힌 관계를 살펴보기로 하자.

 

1. 건강위생과 곤충

곤충은 인간보다도 훨씬 먼저 지구상에 나타났으므로 원시시대부터 이․벼룩․빈대 등의 공격을 받았다. 이들 곤충은 원래 다른 동물에 기생하다가 인간이 혈거생활을 할 때부터 불가분의 밀접한 관계를 맺어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흡혈곤충의 직접적인 해보다도 더 무서운 것은 이들이 매개하는 전염병이다. 쥐에 기생하는 벼룩이 옮기는 페스트, 집파리가 매개하는 장티푸스, 이가 매개하는 발진티푸스, 모기에 의한 말라리아․뇌염 및 사상충병 등은 우리 나라에서도 발생하고 있으며, 열대지방에서는 더 무서운 각종 전염병들이 곤충과 응애류에 의하여 전파되고 있다.

아프리카 서부의 온코세르카병은 사상충에 의한 병으로서 결국 눈이 멀게 된다. 먹깔다구가 매개하는데, 환자가 100만병이고, 실명자가 수천명이라고 한다. 유럽에서의 30년 전쟁 당시 실제의 전사자는 35만 명이었지만 곤충이 매개한 페스트․이질․티푸스 등의 전염병에 의한 사망자수는 1,000만 명에 이르렀으며, 1345~1351년에 유럽에서 유행한 페스트에 의하여 총인구 1억 명 중 1/4인 2,500만 명이 사망하였다.

제2차 세계대전 중과 그 직후에는 이․벼룩․빈대 등에 의하여 많은 사람이 고통을 겪었으며, 특히 이가 옮기는 발진티푸스로 인한 인명피해가 많았다. 현재도 10억 이상의 사람이 말라리아의 위협을 받고 있으며, 기타 곤충이 매개하는 더 무서운 각종 전염병에 시달림을 받고 있다. 또한, 바퀴도 각종 병원체를 운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 의료와 곤충

인간이 누에를 길러 비단실을 뽑아 이용하는 기술은 이미 B.C. 3000년경부터 알려져 있었다. 중국의 은왕기(銀王期) 때에 이미 蠶․絲․桑등의 한자가 성립되어 있었다. 그런데, 글자가 성립되기 훨씬 이전에 양잠 자체는 시작되었을 것이므로 이와 같이 추정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나라에는 고대에 중국으로부터 양잠기술이 도입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으며, 양잠은 합성섬유의 출현으로 사양길을 걷고 있지만 현재도 주요 산업중의 하나로 되어있다.

중국의 양잠이 아시아의 여러 나라에 전파되었지만 서양에는 그 제품만이 교역에 의하여 확산되었다. 로마시대에도 비단길을 통하여 금과 교환되었다. 중국에서는 양잠기술의 국외유출을 법으로 방지하였으므로 서양에서는 300년 동안이나 이 기술을 모르고 있었다. 비밀리에 반출된 누에알이 중앙아시아․스페인․프랑스․이탈리아 등으로 전파되었다. 이와 같이 누에는 인류의 문화발전의 교류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도 할 수 있다.

현재 양잠은 30여 개 나라에서 실천되고 있지만 동양계와 라틴계의 민족에서 성하고, 양봉은 앵글로색슨계․게르만계 및 아랍계의 민족에서 성한 것이 재미있는 대조가 된다. 양잠학의 발전이 생리학․유전학․병리학 등에 공헌 한 것과 양봉학의 발전이 곤충행동학의 기초를 닦은 것 또한 좋은 대조라고 할 수 있다.

 

3. 식량과 곤충

곤충이 직접적으로 인간의 건강에 얼마나 많은 해를 끼치는가에 대해서는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지만, 또 한가지 중요한 사실은 곤충이 우리가 먹어야 하는 식량에 나쁜 영향을 미쳐 간접적으로 큰 피해를 주고있다는 점이다.

害蟲이라고 불리는 곤충은 약 1만년 전부터 산야를 개간하여 농사를 짓기 시작한 때부터 생긴 것이다. 즉, 농업에 필연적으로 부수되는 자연파괴행위의 결과로서 해충이 발생하게 된 것이며, 그 이전에는 인간이나 곤충 모두 있는 그대로의 자연물을 함께 이용하며 공존하였다. 그러나, 인구의 팽창과 정비례하여 농경지․도시․공장․도로의 확장 등이 가속화하여 자연은 더욱 급속도로 파괴되었다. 더욱이, 제2차 세계대전 중 개발되기 시작한 수많은 합성농약의 남용으로 생물계의 공존질서가 파괴되고 잔류독 및 공해문제가 위험수준에 까지 달하고 있다.

최근 10년간만 하더라도 우리 나라의 벼에 뿌리는 농약의 사용량이 제초제를 제외하고도 배로 증가하였으며, 논의 면적은 120만 정보에서 105만 정보로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이와 같이 위험을 무릅쓰고 막대한 농약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는 것도 식량의 증산이란 지상명분 때문이다.

중국이나 우리 나라에서 三災라고 하면 水災․蝗災․旱災 등을 말하는 것으로서 황재란 곧 해충에 의한 재해를 말한다. 古文書에 나타난 충재(蟲災)의 기록을 보면 삼국시대에 37건, 고려시대에 49건, 조선왕조실록에 나타난 것만 74건에 이르고, 농작물해충으로는 삼국시대에는 벼멸구가 25건, 멸강충이 8건이었으며, 고려시대에는 멸강충이 16건, 벼멸구가 2건이었고, 조선왕조실록에는 멸강충이 19건이고 멸구류가 8건이 기록되어 있다.

그 당시에는 충재도 삼재로 알고 왕이 하늘에 기도하는 것이 고작이었고, 해충이 대발생하면 기아를 면하지 못했다. 1975년의 벼멸구가 대발생하였을 때 수도 병해충 방제면적률이 640%이었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고대에 충재가 3대 재해의 하나이었다는 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곤충은 식물의 병원체를 매개하여 간접적으로도 막대한 피해를 끼친다. 현재에도 중동․아프리카 등지에서는 풀무치가 가장 무서운 해충이다.

한편, 곤충이나 또는 그 생산물이 식용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이 있다. 꿀벌의 꿀이 으뜸가는 것이고, 우리 나라에는 현재 蜂群數가 40만 상이며 꿀의 생산량이 9,000ton 이지만 양봉을 장려하고 자연자원의 이용율을 제고해야 할 것이고, 벼메뚜기 등과 같은 곤충의 식용화도 확대해야 할 것이다.

또한 북아메리카 남부․중앙아메리카 半砂漢地帶의 꿀단지개미는 접객용으로 귀중한 식품이라고 하며, 에스키모 인들은 매우 귀한 손님에게만 구더기(파리의 유충)를 대접한다.

 

4. 주거와 곤충

건축에는 많은 목재가 사용되며 콘크리트의 건축이 증가한다고 하더라도 그 내장과 가구류는 목재가 대부분이고, 인구증가과 동시에 목재의 수요는 계속 증가되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도 매년 막대한 재목이 남방에서 수입되고 있는데, 나왕材의 경우 가루나무좀의 피해가 심하며 제품의 표면을 얇게 남기고 내부를 거의 가루로 만든다.

또한, 흰개미는 경부선 철도의 부설 당시 일본에서 도입한 枕木과 더불어 침입하게 된 것으로서 그 후 신의주에까지 분포가 확대되어 건축물에 피해가 많다. 원래 남방계의 곤충이므로 남부지방에서 더욱 번성하고 있다.

근래에는 난방의 보급으로 인해 건물 내에 바퀴가 많이 번식하여 아파트․호텔․음식점 등에서 흔히 볼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아파트에서 문제가 되는 소형의 황갈색 애집개미는 고층에까지도 침입하여 특히 어린이들이 많은 가정에 과자부스러기 등의 먹이가 많으므로 많이 나타나고, 단층가옥에서는 그 밖에 중형의 흑갈색 고동털개미가 흔히 침입한다.

 

5. 교통통신과 곤충

곤충 중에는 교통의 장해가 되는 것이 있다. 캐나다와 미국의 호반에는 모기․모기붙이․등에 및 기타 수생곤충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데, 자동차의 라디에이터에 끼어 과열하게 되므로 이 지방에서는 앞면에 방충망을 끼워야 한다.

모기붙이는 밤에 활동하는데, 자동차의 등불에 막대한 수가 모여들어 운전에 장해를 준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아프리카의 영국공군기지에서 전투기가 고속으로 착륙하여 기체가 파손되는 사고가 자주 일어났는데, 이것은 가위벌들이 속도계의 압력을 측정하는 관에 새끼를 위한 집을 지어서 일어난 사고임이 밝혀졌다.

또한, 화물열차의 공기브레이크용 배기관 중에 감탕벌류가 새끼를 위하여 진흙으로 집을 만들어 화차가 움직이지 못했던 사고가 1932년 이전의 일본에서 빈발하였는데, 많이 발생할 때에는 1년 동안에 2,000건이나 일어났다고 한다.

한편, 뿔긴나무좀은 전화케이블에 천공하여 빗물이 들어가 전화의 오접원인이 된 곤충이다. 미국에서는 개미가 전화기에 침입하여 집을 지어 전화가 불통되는 일이 잦다고 하며, 전신주에는 왕개미類가 갱도를 파고 집을 지어 피해가 많다 한다.

 

6. 수력발전과 곤충

수력발전소 중 수로식 발전소가 곤충과 관련된다. 이 수생곤충에는 별줄날도래를 비롯하여 줄날도래類가 있는데, 이것들은 성충이 저녁때부터 밤에 날아다니며 흐르는 물 속에 잠입하여 개울바닥의 돌에 산란한다. 부화유충은 물을 따라 하류로 내려가 도수로터널의 벽면에 두께가 2㎝나 되도록 달라붙어 실을 토하여 모래를 엮어 원통형의 집을 만들고 산다. 그 앞쪽에는 먹이인 플랑크톤을 거르기 위한 깔때기모양의 그물이 있다.

이로 인하여, 수류가 부분적으로 차단되어 전력손실은 15%에 이르렀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1년에 1회씩 물을 잠그고 많은 인력이 터널의 벽면을 긁어 날도래집을 제거한다고 한다. 날도래가 토한 실은 1% 양잿물을 분무하면 녹아서 제거작업이 용이하다는 것이 실험 결과 밝혀졌지만 공해발생의 가능성 때문에 인해전술로 긁어내고 있다고 한다.

 

7. 과학기술 과 곤충

꿀벌이나 누에와 같이 직접적으로 우리들이 이익을 보는 것 외에 화분매개나 해충과 잡초의 천적으로서의 역할 등 인간이 간접적으로 받는 이익도 많다. 그 하나로는 자연과학의 기초분야에의 공헌을 들 수 있다. 초파리와 누에를 재료로 하여 이루어진 유전학에의 기여를 비롯하여 바퀴 등을 이용한 생리학․생화학․생태학 및 행동학에의 공헌 등 허다하다.

또, 살충제의 작용기능의 연구에서 신경생리학과 생화학의 진보를 가져왔고, 곤충의 호르몬․페르몬 등의 연구는 화학의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기타 생물주기의 연구재료로도 적당하고, 법의학에서는 시체에 모여든 곤충의 종류와 발육 정도를 통하여 사후경과시간을 추정할 수 있으며, 옷에 묻은 이의 똥에서 범인의 혈액형을 알아낸 일도 있다.

그 밖에 열대산 곤충은 장식품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얼마나 깊이 인간생활의 구석구석까지 관련되고 있는 것인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에 인간이 곤충에 끼치고 있는 영향 또한 커서 곤충과 인간과의 매우 깊은 상호관계에 있다. 농약의 남용은 해충의 저항성계통만 살아 남게 하고 농경법․품종의 변경에 따라 해충의 優點種도 바뀌어지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산란력이 강한 곤충은 새로운 환경에 대처하여 새로운 생활양식을 가진 곤충의 주요 해충으로 등장할 것이며, 현실적으로 살충제 또는 내충성품종에 대한 저항성계통이 출현하고 있다.

 

 

제 3 장 곤충의 발생과 생활

곤충은 각각 고유의 먹이를 구하는 방법이 있고, 여러 가지 환경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형태를 바꾸는 변태(metamorphosis)라는 과정을 통해 자연계에 잘 적응되어 있다. 또한 환경이 나빠지면 분산과 이동을 통하여 더 적합한 환경을 찾아가기도 하고 다양한 짝을 만나 유전자 급원(gene pool)을 풍족하게 만든다. 곤충은 계절에 따라 형태를 바꾸고 서식지와 먹이를 달리 하는 등 일련의 반복되는 과정을 거치며 이를 우리는 곤충의 생활환(life cycle) 또는 생활사(life history)라고 한다. 또한 주변의 서식환경에 따라 개체군의 존재와 번영은 큰 영향을 받고 있으며, 또한 환경에 영향을 주어 서로 상호작용을 하고 있다.

곤충의 발생과 생활을 이해하는 것은, 생태학(ecology)의 범주에 속하는 학문으로서, 두 가지의 기본적인 관점이 있다. 첫째는 곤충의 각 개체에 주로 관련된 관점이고, 또 하나는 개체가 모여있는 개체군의 특성과 관련된 관점이다. 곤충의 각 개체 개개에 해당되는 여러 가지 사항을 이해하려는 학문을 우리는 개체생태학(個生態學, autecology)라고 하고 하여 개체군을 다루는 군생태학(群生態學, synecology)과 구분하여 취급하기도 하지만, 엄격하게는 개체생태학은 생태학의 부류에 포함시키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이 장에서는 곤충의 각 개체에 관련된 속성인 생활사와 습성을 우선 알아 본 후, 개체군으로서의 속성을 이해함으로서 곤충이 주변환경에 어떻게 적응하고 조화 있게 살아가고 있는가를 이해하도록 해 보자.

 

1. 곤충의 발육(發育)

(1) 昆蟲의 變態

곤충은 서식환경의 범위를 넓히고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며 부적합한 환경을 극복하기 위하여 일생동안 태를 바꾸는데, 일반적으로 알(eggs), 유충(larvae), 번데기(pupae), 그리고 성충(adults)의 4단계를 거친다. 곤충의 알에서 부화한 유충은 성충과 모양이 비슷한 것도 있지만 대개는 형태가 다르며 여러 차례 탈피를 한 후 번데기나 성충으로 변하는데 이와 같이 모양(형태)을 바꾸는 현상을 변태(metamorphosis)라 한다. 일생동안 모양 바꾸기를 몇 번이나 하고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에 따라, 변태에는 완전변태, 불완전변태, 과변태, 무변태의 4가지로 구분이 되는데, 나비, 나방, 딱정벌레, 벌 등 많은 곤충은 알에서 부화한 유충이 번데기 시기를 거쳐서 성충이 되며 이를 완전변태(complete metamorphosis)라 한다. 가뢰 등은 유충의 모양이 여러 가지로 변함으로 과변태(hyper metamorphosis)를 하며, 메뚜기, 매미, 잠자리, 하루살이 등의 곤충은 알에서 부화하여 유충과 번데기의 시기가 명백히 구분되지 않고 바로 성충이 되는데 이와 같은 변태를 불완전변태(incomplete metamorphosis)라 하고 孵化 후 成蟲이 되기까지의 애벌레를 약충(nymph)이라 한다. 또한 부화 당시부터 성충과 같은 모양을 하고 있어 크기만 달라지는 좀, 톡톡이 등의 곤충도 있는데, 이와 같은 것을 무변태(amemetamorphosis)라 한다.

곤충의 일생을 살펴 볼 때 태를 바꾸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즉, 알에서 유충이 되는 과정을 부화(hatching)이라 하고, 유충에서 번데기가 되는 것을 용화(pupation)라 하며, 번데기에서 성충이 되는 것은 우화(emergence)라고 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후 암수가 되어 교미를 하게 되고 암컷은 알을 낳게 되는데 이를 산란(oviposition)이라 한다. 이러한 과정을 자세히 살펴보자.

부화 (孵化, hatching): 알의 胚子가 일정한 기간을 경과하여 완전히 발육하면 알껍질을 깨뜨리고 밖으로 나오게 되는데 이와 같은 현상을 부화(hatching)라 한다. 곤충의 부화과정은 종류에 따라 다양하나 보통 羊水를 삼켜 공기가 알속으로 들어가는 과정으로부터 시작된다. 대부분의 곤충은 끝이 뾰족한 큐티클성 파란기(破卵器)가 있어서 이것을 이용하여 알의 막질부를 찌르고 나온다. 파란기는 부화할 때 또는 부화 직후에 없어지며 그 위치도 다양하여 가슴이나 배 또는 몸의 양옆에 갖고 있는 것도 있다. 부화를 시작하는 시간은 곤충에 따라 다른데, 보통 오전 중 특히 이른 아침에 많지만 시간을 가리지 않고 종일 부화하는 것도 있다. 또한 부화 전에 알이 커지지 않는 것과 어느 정도 커지는 것이 있는데 전자는 누에알과 같이 알껍질이 단단한 것에서 볼 수 있고 후자는 알과 같이 비교적 얇은 껍질을 가진 것에서 볼 수 있다.

유충의 생장: 알에서 부화된 유충(larva)은 다른 생물에서 영양을 섭취하며 성장한다. 유충의 몸은 자라지만 몸을 덮고 있는 키틴질의 표피는 늘어나지 않으므로 묵은 표피를 벗어야 하는데, 이를 탈피(moulting)라 한다. 탈피의 회수는 곤충의 종류와 주변환경에 따라 다르며, 나비목 곤충의 유충은 4-5회 탈피하는 것이 보통이다. 부화한 유충이 탈피를 할 때까지의 기간, 탈피를 한 후 다음 탈피를 할 때까지의 기간, 마지막 탈피를 하여 번데기가 될 때까지의 기간 등을 모두 령기간(齡期間)이라 하며, 각 령기간 중에 있는 유충을 령충(齡盤, instar)이라 한다. 예를 들면, 갓 부화한 것은 1령충(first instar) 또는 1령유충(first instar larvae), 1회 탈피하면 2령충, 2회 탈피하면 3령충 등으로 불린다. 또한 유충의 초기에 있는 것들을 통 털어 유령충(幼齡蟲), 후기에 있는 것들을 노령충(老齡蟲)이라고 하기도 한다.

용화 (pupation): 충분히 자란 유충은 껍질을 벗고 번데기가 되는데, 이것을 용화(pupation)라 한다. 번데기는 먹이를 섭취하지 않으며 활동력과 방어력이 없으므로 외적의 눈을 피하기 위하여, 땅 속 또는 나무줄기의 틈, 낙엽 또는 살아 있는 나무의 위 (주로 가지나 잎의 뒷면) 등 여러 가지 보호물 속에 숨어 있다. 어떤 종류들은 스스를 보호하기 위하여 고치를 만들고 그 속에 들어가서 번데기가 된다. 고치의 재료는 곤충의 종류에 따라 다른데, 나방의 유충은 대부분이 실을 토해서 고치를 만들고 풍뎅이류의 유충은 흙속에서 흙을 다져서 고치를 만들며, 쐐기는 석회질을 분비하여 단단한 고치를 만들기도 한다.

우화 (羽化, emergence): 번데기 또는 불완전 변태류의 약충이 탈피하여 성충이 되는 것을 우화(emergence)라 한다. 고치 속의 번데기는 우화한 다음에 고치를 탈출한다. 우화 당시의 성충은 몸이 연약하고 날개는 접혀져 있으며 빛깔도 엷다. 그러나 시간이 경과하면 차차 날개가 펴지고 빛깔도 진하게 되며, 무늬가 있는 것들은 그것이 서서히 나타나고 피부가 굳어진다.

교미 (交尾, copulation): 성충은 일반적으로 우화한 후 얼마간 지나서야 생식기가 성숙하여 짝짓기를 하며 이를 교미(copulation)라 한다. 곤충에 따라서는 생식기가 성숙하는데 장기간을 요하는 것도 있다. 교미를 통하여 수컷은 암컷의 생식기에 정액을 주입하며, 보통 수컷의 교미기(음경)를 암컷의 생식기(질 또는 교미낭)에 삽입함으로써 이루어진다.

산란 (産卵, oviposition): 곤충의 알은 교미 후 수정(fertilization)이 된 다음 암컷의 몸 밖으로 산출되는데 이것을 산란(oviposition)이라 한다. 암컷은 알을 낳을 때 대개 끈끈한 액을 분비하여 알을 다른 물체에 붙여 놓는다. 사마귀, 메뚜기 등은 일종의 피복물을 분비하여 알 덩어리를 감싸며, 텐트나방이나 짚시나방 등은 알 덩어리에 몸의 털을 붙여 놓는다. 곤충의 종에 따라 산란수, 산란장소, 산란상태 등에 있어서 차이가 나며, 같은 종의 곤충에 있어서도 계절이나 영양상태 주변환경 등에 따라 차이가 있다. 암컷 한 마리 당 산란수는 종류에 따라 일정하지 않으나 적은 것은 20~30개, 많은 것은 2,000~3,000개까지 낳는 것도 있으나 200~300개 정도가 제일 흔하다. 산란장소는 기주(주로 식물)의 줄기, 가지, 잎, 과실 등의 안팎 또는 흙 속, 물 속 등 종류에 따라 매우 다양하며, 기생벌 같은 천적은 다른 곤충의 몸 위나 안에다 낳기도 한다. 곤충의 종류에 따라 알을 1개씩 점점이 낳는 것, 한곳에 여러 개 낳는 것, 많은 알을 불규칙하게 덩어리로 낳는 것, 규칙적으로 평행하게 낳는 것, 텐트나방과 같이 가느다란 나뭇가지에 고리모양으로 낳아 붙이는 것, 사마귀와 같이 알을 낳을 때 피복물을 분비하여 알덩어리를 덮는 것 등 여러 산란방법이 있다.

 

(2) 昆蟲의 생할사

세대(世代): 곤충이 알에서 부화하여 유충(약충)과 번데기를 거쳐 성충이 되고 다시 알을 낳게 될 때까지를 한 세대(generation)라 하며, 이와 같은 변화의 과정 전체를 생활사(life history)라고 한다. 곤충은 1년에 한 세대를 경과하는 것(1化性), 1년에 많은 세대를 경과하는 것(多化性), 제1세대에 1년 이상의 기간이 필요한 것 등 종에 따라 다양하다. 진딧물류는 1년에 많은 세대를 경과하는데, 사과면충은 10여세대, 목화진딧물은 30여 세대를 경과한다. 같은 종류의 곤충이라 할지라도 주변의 환경에 따라 년간 경과세대의 수가 달라지기도 한다. 예를 들면, 이화명나방(Chilo suppressalis)은 기온이 낮은 함경도에서는 1년에 1세대를 경과하나 대만과 같이 기온이 높은 지방에서는 3~4세대를 경과한다. 대개는 서식장소의 추운 지방보다 더운 지방에서 년간 세대수가 많은 것이 보통이다.

산란전기(産卵前期): 성충의 암컷은 우화 후 교미하고 알을 낳게 되는데, 우화한 후 알을 낳기 시작할 때까지를 산란전기(preoviposition period)라 한다. 산란전기는 극히 짧은 것이 보통이지만 긴 것은 우화한 그 해에 알을 낳지 않고 이듬해에 가서야 비로소 알을 낳게 되는 것도 있다.

산란기(卵期間): 알이 산란된 후 부화할 때까지의 기간을 난기간(egg period)이라 하는데 난기간도 곤충의 종류 및 환경에 따라 다르다. 예를 들면, 파리류는 2~3일 정도로 매우 짧은 편이나, 이화명나방, 복숭아순나방 등은 1주일 정도이며, 다른 종류는 10일 내외인 것이 많다. 텐트나방은 6~7월에 낳은 알이 이듬해 4월경에 부화되므로 난기간이 약 9개월이나 되며, 말매미의 난기간은 300여 일이다.

유충기(幼盤期, larval period): 알에서 부화한 유충이 번데기(불완전변태류에서는 성충)가 될 때까지의 기간을 유충기(larval period)라 한다. 곤충은 보통 이 기간 중에 생장을 하며, 많은 먹이를 섭취하므로 농작물이나 산림 등 유용한 식물자원에 피해를 끼친다. 유충기간도 곤충의 종류와 환경에 따라 다른데, 고자리파리의 유충기간은 봄에는 20~30일이고 여름에는 7~8일정도이며, 도둑나방은 봄과 가을에는 약 1개월이나 늦가을에는 60~70일이나 된다. 밤바구미는 2~3년 동안을 유충으로 있는 개체도 있고, 매미류는 약충으로 몇 해 동안이나 지낸다.

용기(?基, pupal period): 번데기가 된 후 우화할 때까지의 기간을 용기(pupal period)라 한다. 용기도 다른 기간과 같이 곤충의 종류 및 환경에 따라서 다르다. 이화명나방과 오이잎벌레는 1주일, 도둑나방의 1화기에서는 2~3개월이고 2화기에 있어서는 번데기로 겨울을 나므로 약 6개월이나 된다.

 

2. 곤충의 습성(習性)

곤충은 종류에 따라 서식장소, 식성, 동작 등이 현저하게 다른데 이와 같은 것들은 대부분 그들의 습성(behaviour)에 의해서 결정된다. 곤충의 습성을 안다는 것은 곤충을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곤충의 습성은 태어날 때부터 타고난 내재적 습성(innate behaviour)과 환경과 상호작용을 하는 과정에서 배우게 되는 학습적 습성(learned behaviour)으로 나눌 수 있다. 내재적 습성은 유전이 되나, 학습적 습성은 유전이 되지는 않지만 배울 수 있는 능력은 유전적으로 타고난다. 서식지의 결정, 식성, 주성, 분산과 이동, 휴면, 교미와 산란 등은 모두 내재적 습성에 기인한다.

 

(1) 棲息場所

곤충이 서식하고 있는 장소는 종류에 따라 그리고 같은 종의 곤충이라 하더라도 세대와 발육시기 등에 따라 다르다. 곤충은 서식장소에 따라 육지에 사는 것(陸棲種)과 물 속에 사는 것(水棲種)의 두 가지로 대별할 수 있다. 또한 육서종은 공중에 날아다니는 것, 땅 위를 기어다니는 것, 땅속에 사는 것, 혹은 나무 위나 줄기․가지․잎․꽃․과실 등의 안팎에서 사는 것, 다른 곤충의 몸 안에서 사는 것 그 서식범위가 아주 넓으며 또한 알, 유충, 번데기, 성충 등에 따라 서식장소에 변화가 많다. 수서종은 물위에서 사는 것과 물 속에서 사는 것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일생을 물 속에서 사는 것, 유충 또는 약충기에만 물 속에서 사는 것, 번데기와 성충이 물 위 또는 땅 위에서 사는 것 등이 있다.

 

(2) 식성(食性)

곤충은 다른 생물에서 영양을 얻어서 생활한다. 이들 중에는 동물의 시체, 배설물, 부식물 등 이미 죽은 생물을 먹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살아 있는 생물체의 일부 또는 전부를 먹음으로써 생명을 뺏거나 쇠약하게 만든다. 우리에게 해를 주는 곤충이나 동식물을 먹을 경우 이익을 주지만, 우리에게 자원이 되는 동식물을 먹을 경우 해를 주며 이러한 부류를 해충(害蟲)이라고 한다. 곤충이 먹는 먹이의 종류에 따라 식성을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식물질(植物質)을 먹는 것

① 植食性(phytophagous) 곤충: 살아 있는 식물을 먹이로 하여 영양분을 섭취하며, 대부분의 해충이 이에 속한다.

② 菌食性(mycetophagous) 곤충: 균류를 먹이로 하는 것인데, 버섯벌레과와 버섯파리과의 곤충은 여러 가지 버섯을 먹으며 노랑됫박벌레는 흰가루병균을 먹는다.

③ 微食性(microphagous) 곤충: 미생물을 먹으며, 여러 가지 파리류 유충인 구더기는 배설물 또는 부패물 속의 미생물을 먹는다.

 

동물질(動物質)을 먹는 것

① 捕食性(harpactophagous) 곤충: 살아있는 다른 곤충을 잡아먹는 것인데, 됫박벌레류는 깍지벌레류․진딧물류 등을 잡아먹으며 파리매류․말벌류․사마귀류 등도 다른 곤충을 잡아먹는다.

② 寄生性(enteomophagous) 곤충: 다른 곤충이나 동물에 기생하여 먹이를 취하는 종류로 기생벌․기생파리 등과 같이 다른 곤충에 기생하여 기주를 약화시키거나 가끔은 죽인다. 이들은 대부분이 우리에게 유익한 곤충이다.

③ 肉食性(sarcophagous) 곤충: 다른 동물을 직접 먹는 것인데, 물방개류․물무당류․물장군 등의 수서곤충은 작은 물고기․개구리 등을 잡아먹는다.

④ 屍食性(necrophagous) 곤충: 다른 동물의 시체를 먹는다. 예를 들면 송장벌레과․풍뎅이붙이과․반날개과 등 딱정벌레목의 곤충은 쥐․개구리․뱀 등의 시체를 먹는다.

식성에도 ① 계통이 가까운 몇몇 먹이만 먹는 것 (예, 누에는 뽕나무과의 뽕나무속 식물만 먹고 솔나방은 솔과의 소나무속과 낙엽송속 식물을 먹는다), ② 계통과는 관계없이 비교적 유연관계가 먼 여러 종의 먹이를 먹는 것 (예, 쐐기나방․짚시나방 등은 각종 식물을 광범위하게 먹는다) 등으로 구별할 수 있는데, 전자를 단식종(monophagia)이라 하고 후자는 다식종(polyphagia)이라 한다.

 

(3) 주성 (走性, taxis)

곤충은 주성(taxis)과 本能(instinct)에 의해 먹이와 서식지 등을 찾거나 움직인다. 곤충이 어떤 자극을 받고 몸을 자극이 오는 방향 또는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는 성질을 주성(走性)이라 하는데, 전자를 양성(positive)주성이라 하고 후자를 음성(negative)주성이라 한다. 자극의 종류에 따라 여러 가지 주성으로 구별할 수 있는데, 중요한 것은 주광성, 주화성, 주수성, 주촉성, 주류성, 주풍성, 주지성, 주열성 등이 있다..

주광성(走光性, phototaxis):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으로, 식물의 꽃과 잎이 빛에 대해서 양성으로 반응하고 뿌리가 음성으로 반응하는 것과 같이 곤충도 종류에 따라서 양성과 음성의 주광성을 나타낸다. 나비를 비롯하여 많은 곤충이 일출과 더불어 날며 나방이 밤에 등불로 몰려오는 것은 이들이 양성주광성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더기, 바퀴류 등은 밝은 빛과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려는 음성주광성을 나타낸다. 유아등(誘蛾燈)으로 곤충을 유인하여 죽이는 것은 주광성을 이용한 방법이다.

주화성(走化性, chemotaxis): 곤충이 종류에 따라 어떤 특정 식물을 먹거나 알을 낳는 것은 그 식물이 갖는 화학물질에 유인되기 때문이다. 즉, 호랑나비가 귤나무나 탱자나무를 찾아 알을 낳고, 배추흰나비가 십자화과 채소에 알을 낳는 것은 주화성이 있기 때문이다.

주수성(走水性, hydrotaxis): 물에 사는 곤충(수서곤충)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즉, 수서곤충은 땅위에 놓아두면 언제나 물이 있는 방향으로 도망가려 하며, 이와 같은 습성에 따라 한 곳의 연못에서 다른 연못으로 이동한다. 딱정벌레류, 반날개류 등은 물가에 모이는 성질이 있는데 이것도 주수성과 관계가 있다.

주촉성(走觸性, thifmotaxis): 어떤 의지할 물건에 접촉하려는 주성을 말한다. 나방이나 딱정벌레류 중에는 나무의 싹이나 가지의 틈에 서식하는 종류가 있는데, 이러한 습성은 주촉성에 기인한다.

주류성(走流性, rheoraxis): 물고기가 물이 흘러오는 방향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물에 사는 곤충도 물이 흘러오는 쪽을 향해서 운동한다. 소금장이는 물이 흘러오는 쪽을 향해서 질주하며 물 속에 사는 다른 곤충도 물이 흘러오는 쪽으로 향해서 헤엄치는 성질이 있는데 이와 같은 현상은 주류성에 의해서 일어난다.

주풍성(走風性, anemotaxis): 잠자리류, 나비 등은 바람이 불어오는 쪽을 향해서 날며 메뚜기류는 바람을 타고 이동하는데 이와 같은 성질은 주풍성에 의한 것이며 전자는 양성이고 후자는 음성이다.

주지성(走地性, geotaxis): 곤충이 머리 쪽을 땅을 향하게 앉거나 이와 반대로

머리쪽을 위를 향하게 앉는 습성은 주지성과 관계가 있다. 어떤 진딧물은 머리쪽을 땅을 향하게 앉지만 모기는 언제나 머리 쪽을 위로 향하여 벽에 앉는다. 즉, 진딧물은 양성주지성을 나타내고 모기는 음성주지성을 나타낸다.

주열성(走熱性, thermotaxis): 주온성이라고도 한다. 땅강아지, 귀뚜라미류 등은 늦가을에 인가 부근으로 모이고, 오이잎벌레, 벌, 딱정벌레의 어떤 종은 겨울에 인가 근처의 비교적 따뜻한 곳으로 몰려온다. 어떤 곤충은 기온이 낮은 곳에 모여 사는 것도 있다. 이와 같은 것은 주열성에 의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4) 분산과 이동 (dispersion and migration)

곤충이 분산(dispersion)되는 것은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일어 날 수 있는데, 이동, 먹이의 탐색 밑 교미, 불균일한 환경 등에 대한 반응 등이 중요 원인이 된다. 엄격히 구분한다면 분산은 어떤 방향에 구애되지 않고 흩어지는 것을 말하며, 이동이란 일정한 방향을 갖고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옮겨가는 것을 말한다. 대개 분산은 단거리에서 일어나지만 이동은 비교적 장거리에 걸쳐 일어나는데, 우리 주변의 곤충 중에는 벼멸구와 흰등멸구가 장거리에 걸쳐 이동하는 좋은 예로서 6월말-7월중에 장마전선이 형성하는 강한 저층 젯트기류를 따라 중국 남부로부터 우리 나라로 이동하여 온다.

회귀이동(recurrent migration)도 이동의 한 부류로서 이동하여 간 개체군이 원래의 장소로 다시 이동하여 오는 것을 말한다. 북미 대륙의 서해안를 따라 수천킬로를 왕복하는 모나크나비가 좋은 예이다.

곤충이 분산(이동)함으로서 얻는 생태학적 이점은 서식지를 넓힐 수 있고, 먹이에 대한 경쟁을 감소시키며, 부적합한 환경을 회피하고, 원연(遠緣)의 짝을 찾으므로서 개체군의 유전자의 급원을 다양화 할 수 있다.

 

(5) 휴면 (dormancy)

곤충은 환경이 나빠지면 잠시 발육을 멈추고 좋은 환경이 올 때까지 기다린다. 환경이 원상으로 돌아오면 즉시 발육을 재개하는 경우도 있지만 때로는 일정 기간이 지나야 깨어나는 경우도 있는데, 우리는 전자의 경우를 휴지(quiescence)라고 하고 후자의 경우를 휴면(diapause)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휴면은 계절적으로 변하는 환경에 곤충이 대응하여 나타내는 생리적 현상으로서, 겨울철의 추운 날씨를 견디기 위해 동면(overwintering)을 하는 것이 가장 대표적인 예이다. 곤충이 동면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생리적, 생태적으로 오랜 준비가 필요하며, 따라서 겨울이 오는 것을 미리 예지 할 수 있어야 한다. 계절적인 변화를 가장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것은 낮의 길이의 변화로서, 가을이 되어 해가 짧아지면 동면 준비에 착수하게 되고, 한번 동면에 들어가면 낮의 길이를 느낄 수 없는 경우가 많으므로 일정한 기간이 지난 후 온도가 높아져야 깨어날 수 있다. 즉 동면을 준비하는 신호는 낮의 길이(일장)가 짧아지는 것이고, 동면에서 깨어나는 신호는 온도가 높아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곤충은 휴면(동면)을 함으로서 두 가지의 생태학적 이점을 누린다. 즉, 나쁜 환경을 극복/회피할 수 있고, 월동 후 깨어나는 시기를 맞추어 짝을 찾을 수 있는 확률을 높인다. 또한 약한 개체를 도태시켜 개체군 전체의 활력을 높이는 효과도 있다.

 

(6) 교미와 산란 (mating and oviposition)

곤충에 있어서도 생식(reproduction)은 매우 중요하며, 이를 위하여 교미장소를 찾고, 구애와 교미를 하며, 마침내 산란을 하고 때로는 알을 돌보기도 한다. 이러한 생식에 관련된 습성은 매우 복잡하고도 변화가 많다. 이러한 복잡한 행동과 다양한 변이는 곤충이 진화과정에서 생식을 통한 분화를 일으키는 것으로 추정된다.

교미장소: 암컷과 수컷이 서로 만나 교미할 수 있도록 시각적 인식, 냄새에 의한 인식, 소리를 통한 인식, 그리고 이들의 조합에 의하는 등 여러 가지 통신 수단이 있다. 소금쟁이의 수컷은 암컷과 크기가 비슷한 움직이는 물체에 빠르게 접근한다. 잠자리류 또한 날개가 투명한 움직이는 곤충에 접근하며, 반디류(Lampyridae)는 종에 따라 고유의 시간 간격을 두고 빛을 발광하여 짝을 찾는다. 미안마와 태국 등 열대지방의 반디류 수컷은 때로는 한 나무에 몰려 주기적으로 발광하는 장관을 보여 주기도 한다. 냄새를 통해 교미짝을 인식하는 것은 특히 나비목 곤충에 있어서 매우 흔한 일이다. 상대를 유인하는 성유인물질(sex pheromone)은 주로 암컷이 복부말단에서 방출하며, 수컷은 이를 감지하여 암컷에 접근한다. 종에 따라 다른 종류, 또는 다른 조합의 화학물질을 방출하거나, 또는 다른 시간대에 방출하는 등의 방법으로 유사종과 혼동하지 않고 동종을 인식한다. 메뚜기목, 노린제목, 매미목, 파리목 등 많은 종류의 곤충은 소리를 통하여 짝을 찾는다. 날개를 진동하거나, 발음기관을 통해 주로 수컷이 종 고유의 소리 또는 진동을 만들어 내며, 벼멸구 흰등멸구 등은 암컷이 먼저 진동을 만들어 내면 수컷이 이에 반응하여 진동하고 서로 접근한다.

교미행동: 교미짝을 찾는 것과 실재 교미를 하는 것은 또 다른 자극이나 구애행동이 필요 한 경우가 많다. 교미는 동종과 성별의 인식, 교미짝 이루기, 그리고 실재 교미에 들어가기 위한 자극이나 행위 등의 과정을 거친다. 교미중에는 서로 공격하거나 잡아먹지 않는다. 그러나 사마귀 같은 곤충은 교미중에 수컷의 머리와 가슴 부위를 먹어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렇게 함으로서 교미행동을 저해하는 신경을 제거하여 수컷의 교미활동을 촉진시킨다고 한다. 많은 경우, 짝을 찾는 행위 자체가 교미를 바로 유도한다. 모기의 경우 암컷이 내는 날개의 진동음이 수컷을 유인할 뿐만 아니라 교미를 유도한다. 성유인물질의 경우도 교미짝 찾기와 교미를 동시에 유발시키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미국바퀴(Periplaneta americana) 암컷의 성유인물질은 수컷을 유인할 뿐만 아니라 날개를 들어올리는 교미행위를 유발한다. 암컷이 없어도 유인물질만 있으면 수컷끼리 교미를 시도하는 것으로 보아 더 교미에 필요한 특별한 자극은 필요치 않는 것으로 짐작된다.

산란행동: 유충이 정상적으로 생존 발육하는 것은 어미의 선택, 즉 산란행동이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모기가 산란하는 장소는 유충이 생존할 수 있는 물이 있는 곳이다. 암컷이 적합한 산란장소를 알아내는데 때로는 특별한 자극이나 냄새가 필요하다. 예를 들면, 나무좀류는 다른 개체가 산란한 나무 속에서 발산하는 테르펜 냄새에 유인된다. 검정파리의 일종에 기생하는 기생봉(Nasonia)은 파리의 유충과 번데기가 서식하는 장소에서 나오는 냄새에 유인되어 산란한다. 배추흰나비는 산란할 준비가 되면 초록색에 강하게 유인되지만 먹이를 찾을때는 색깔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

보육행동: 대부분의 곤충은 유충이 잘 자랄 수 있는 곳에 산란한 후에는 더 이상 돌보지 않지만, 개미, 꿀벌, 흰개미 등 여러 개체가 모여 사는 사회성 곤충은 후대를 보육한다. 사회성 곤충이 아닌 것도 후대를 보육하는 경우가 있는데, 땅강아지의 경우 알과 어린 유충을 보호하고 보육한다. Bembix 속 포식성 벌은 땅속에 집을 짖고, 먹이를 사냥하여 유충을 먹인다.

 

 

제 4 장 곤충과 환경

생물이 환경과 어떠한 연관성을 가지고 살아가는가 하는 것을 연구하는 학문을 바로 생태학(ecology)이며, 과거에는 서술적 자연사의 한 범주에 속하던 것이 근래에 독자적인 학문으로 인식되고 있다. Odum(1971)은 생태학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생태학이란 자연의 구조와 기능을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기술한 바 있다.

생태학의 기본적인 기능적 단위는 생태계(ecosystem)인데, 이는 상호 의존적인 생명체인 군집(생물적 요소)과 이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무생물적 요소)으로 구성되어 있다. 생태계는 작은 웅덩이에서부터 지구전체(biosphere)에 이르기까지 그 크기와 복잡 다양한 면이 천차만별이다. 생태계 내에서 생물적 요소로는 생산자(producers), 소비자(consumers), 그리고 분해자(decomposer) 등이 있다. 생산자는 태양으로부터 에너지를 받아 탄산가스와 물을 원료로 탄수화물 등의 유기물을 생산하며, 소비자는 대부분이 동물들로서, 생산자가 만들어 낸 유기물을 섭취하여 에너지를 얻음과 동시에 자신의 몸을 키운다. 분해자는 곰팡이와 세균 등이 주류를 이루는데, 유기물을 생산자가 이용할 수 있는 무기물의 형태로 분해시키는 과정에서 에너지를 얻으며, 생태계 내에서 무기 영양소를 순환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1. 생활계(life system)의 개념

Clark 등(1967)은 보통 사람들이 생태계의 원리를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생활계라고 하는 편리한 개념을 제안하였다. 생활계란 “어떤 특정 생물 개체군의 생존, 번영, 그리고 진화에 관계가 있는 생태계의 일부분”이다. 다시 말하면, 어떤 한 종의 곤충의 생활계는 그 종 개체군과 그 개체군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환경(유효환경)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생활계의 개념은 생태계의 복잡성과 경계의 모호성을 보다 단순화하여 문제의 초점을 분명하게 해 준다. 생활계라는 관점에서는 생태계는 상호 연관성을 갖는 일련의 생활계의 집합이라고 볼 수 있다. 다음 장에서는 개체군과 그 주변환경 등 생활계의 기능과 관련된 중요한 사항들을 점검해보자.

 

2. 개체군(population)

어떤 한 종에 속하는 곤충 개체(individual)들은 특정한 군(group) 또는 개체군(population)에 소속되어 생태학적으로 타종과 구분된다. 다시 말하면, 개체군이란 같은 종에 속하는 개체의 모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생물학자들이 연구의 편의를 위하여 정한 단위이다. 개체와 마찬가지로 개체군 또한 우리가 측정하고 기술할 수 있는 본연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유전적 조성(genetic composition, 대부분의 자연개체군 내의 개체들은 고유의 형태적, 유전적 특징을 가진다), 성비(sex ratio, 수컷에 대한 암컷의 비율), 연령구성(age composition, 대부분의 개체군은 성충과 여러 생육단계의 幼生으로 구성된다), 공간적 분포 또는 분산(dispersion, 대부분의 자연개체군에서는 먹이나 서식처 등이 균일하게 분포하지 않음으로 인하여 집중된 공간분포를 보인다), 개체군의 크기(population size, 개체의 수로 표시한다), 개체군 밀도(population density, 단위 면적 또는 공간에 존재하는 개체의 수), 생체량(biomass, 개체군의 총 무게), 역동성(dynamics, 力動性, 수 또는 밀도의 시간적 변화) 등이 개체군으로서의 특성이며, 개체로서는 나타낼 수 없는 것들이다.

개체군은 적합한 환경조건에서 기하급수적인 증가(exponential growth)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하급수적 증가능력(biotic potential)이 자연계에서는 제대로 발휘되지 않는데, 이는 포식자(predator) 등 천적이나 먹이의 부족 등 개체군의 기하급수적 증가능력을 방해하는 요소가 많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방해요소들을 환경저항(environmental resistance)라고 부른다. 넓은 의미에서 개체군의 역동성은 증가능력과 환경저항의 상호작용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곤충학에서의 개체군에 관한 연구의 궁극적인 목표는 개체군을 잘 이해하여, 그 밀도의 변동을 예측하는데 있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3가지의 관점에서 개체군에 접근하고 을 이해하여야 한다.

① 개체군의 능력을 실험실의 조절된 환경에서 검정하고,

② 실제 포장에서 이를 확인하여 비교하며,

③ 개체군의 변동(역동성)을 표현 해 줄 수 있는 수리모형을 개발한다.

실험실에서 하는 연구는 실재 자연계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양상을 너무 단순화하여 검정 해 본다는데 문제가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자연계에서는 다양한 환경요소가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어떤 특정 환경요소에 대한 영향을 평가하기가 매우 어렵다. 우리는 실내에서의 연구를 위해 개체군의 일부를 채취(sampling, 표본추출)하여 검정하는데, 그 샘플을 대상으로 한 실험결과가 실재 자연조건에서 나타나는 것과 같기를 기대한다. 이러한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표본추출을 얼마나 잘 하였느냐에 달려있다. 표본을 추출하는 방법은 곤충의 종류, 서식처, 샘플로부터 얻고자 하는 정보 등에 따라 달라진다. 여러 가지 정교한 표본추출방법과 컴퓨터를 이용하여 쉽게 분석할 수 있는 통계분석법이 등장하였다. 개체군에 대한 연구는 때로는 수 세대에 걸쳐 수행해야 할 필요가 있다. 개체군의 변화를 설명하고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하는데는 이론적인 연구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실내실험은 그 상황이 매우 단순화되어 있으므로, 그 결과를 바탕으로 한 이론적 개념의 도출은 자연상태에서는 적용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가정 하에 이루어져야 한다. 최근에는 컴퓨터의 발달로 매우 복잡한 모델들도 쉽게 평가해 볼 수 있다.

위에 열거한 어떠한 개체군 연구의 방법도 완벽할 수 없으며, 나름대로 제한이 있다. 개체군을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3가지 연구의 접근방법을 조화 있게 잘 적용할 필요가 있다.

개체군에 대한 좀더 깊이 알고싶다면, Clark 등(1967), Price (1975), Solomon (1969), Southwood (1966, 1975), Varley 등 (1973), Wilson과 Bossert (1971), Wilson (1975) 등의 논문과 저서를 참고하기 바란다.

 

3. 개체군과 환경요소간의 상호작용

(1) 개체군의 생장

개체군의 개체군 증가를 이해하기 위해 우선 간단하면서도 실속 있는 모형(model) 하나를 생각해보자. 어떤 지역 내에 어떤 종의 소수의 개체가 처음으로 유입되었을 때에 개체군의 크기, 즉, 개체군 내 개체수의 증가양상은 초기에는 기하급수적(exponential growth)으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개체군의 시간 t경과 후 크기(또는 밀도) Nt는 다음의 식 Nt = N0․ert 로 표시할 수 있다. 이때, N0는 최초의 개체군 크기, e는 자연대수의 밑수(약 2.7183), r은 개체당 내재적증가능력(intrinsic rate of increase) 또는 단순히 증가율이라고 하며 출생율(b)과 사망률(d)의 차이 즉, r = b-d로 나타낸다. 출생율 b가 사망률 d보다 크면 개체군의 크기는 커 질 것이고, b와 d가 같다면 개체군은 안정적으로 크기의 변화가 없을 것이고, b보다 d가 크다면 개체군 밀도가 감소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자연조건에서는 증가율 r은 일정하지 않고 주어진 환경의 변화에 큰 영향을 받는다. 예를 들면, r은 개체군의 크기가 커 짐에 따라 감소하는데, 그 주요 원인은 먹이와 서식지에 대한 경쟁, 천적의 수와 공격능력의 증가 등을 들 수 있다. 이와 같이 개체군의 크기(Nt)가 커 짐에 따라 증가율 r이 감소하는 경우 개체군 밀도의 증가속도가 점점 감소하여 결국에는 어떤 일정한 밀도에서 증가를 멈추게 되며 이때 그 점근선이 되는 개체군의 크기(또는 밀도)를 그 환경에서의 수용능력(carrying capacity) K라고 한다. 이 경우 시간에 따른 개체군 크기의 변화는 S자 모양을 나타내며, S자형 또는 로지스틱(logistic) 증가모형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로지스틱 모형이 지수적 증가모형보다는 좀 더 현실적이라 하더라도, 개체군 내 모든 개체가 동일한 출산능력(reproductive potential)을 갖고 있고, 개체군의 연령구조가 연령에 따라 균일 할 뿐만 아니라 출산할 수 있는 연령층의 비율이 일정하도록 되어 있고, 출산능력이 기후 등 환경조건에는 영향을 받지 않으며, 수용능력 K는 변함이 없이 일정하다는 등의 비현실적인 가정에 근거를 두고 있다.

출생율(b)과 사망률(d) 이외에도 외부로부터 이동하여 들어오는 개체와 외부로 빠져나가는 개체의 비율 즉 이입-이출율(immigration-emigration rate) m 또한 개체군의 생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이러한 b, d, m 들은 기상조건 등 여러 요인에 영향을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들 상호간에도 서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예를 들면, 온도와 같은 환경의 변화는 곤충의 어떤 특정한 발육단계(stage) 또는 연령층의 사망률에 특별히 큰 영향을 줄 수 있으며, 그 시기가 산란기라고 한다면, 이러한 그 영향은 출생율과 사망률 모두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출생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인자로서는 암컷의 평균생식력(average fecundity), 평균번식력(average fertility), 그리고 성비(sex ratio) 등을 들 수 있다. 평균생식력이란 매우 적합한 이상적인 환경조건 하에서 암컷 한 마리 당 출산할 수 있는 수를 의미하며, 평균번식력이란 실재 주어 진 환경조건 하에서의 출산수를 의미한다. 거의 모든 경우에 평균생식력이 평균번식력보다 큰 것은 당연한 이치이며, 평균생식력과 평균번식력과의 차이는 먹이의 량과 질, 기후조건, 개체군의 크기(밀도) 등 서식환경에 따라 달라진다. 성비(sex ratio)란 개체군 내에서 암컷이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대부분의 곤충에서 성비는 0.5 정도이며, 생식력과 번식력에서처럼 성비도 환경조건에 따라 영향을 받아 달라진다.

사망률은 온도 등 환경조건, 포식자(predators), 기생자(parasites), 병원균 등 천적, 재난, 활력의 저하, 먹이의 부족, 그리고 서식지의 부적합 등에 큰 영향을 받는다. 수용능력(K) 또한 환경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2) 개체군 생장인자의 상가적(相加的) 영향과 상쇄적(相殺的) 영향

앞서 기술된 바와 같이 개체군의 생장과 번영은 환경조건과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으며, 이러한 환경과의 상호작용의 결과로 두 단계의 생태학적 현상(사건)이 초래된다. 그 일차적인 현상은 생존율에 미치는 출생율, 사망률, 이입-이출율 등 앞서 설명한 직접적인 영향에 의한 것이고, 2차적인 현상은 이러한 일차적 현상의 강도, 범위, 빈도, 기간 등에 영향을 미처 초래된다. 이 두 생태학적 현상은 서로 상가적(additive) 이기도 하고 상쇄적(subtractive)이기도 하다. 예를 들면, 이입(immigration)과 천적에 나쁜 영향을 주는 날씨 등은 상가적으로 개체군 생장에 좋은 영향을 주는 반면, 이출(emigration)과 나쁜 날씨는 개체의 사망을 촉진시키고 후대의 수를 줄이는 상쇄적 영향을 미친다.

개체군의 생장에 미치는 이러한 환경조건의 상가적 또는 상쇄적 영향은 곤충 개체군의 밀도에 따라 달라지는 밀도의존적(density dependent)이기도 하고, 개체군의 밀도와는 상관이 없이 비밀도의존적(density independent)이기도 하다. 우리가 때로 밀도의존적 상쇄적 영향을 미치는 인자에 대하여 특별한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은, 이들 인자가 체군의 크기를 조절하는 조절자로서 역할을 하기 때문인데, 즉, 개체군이 증가하여 어떤 수준에 이르면 이들에의해서 생장이 억제된다.

 

(3) 개체군의 밀도변동

개체군의 장기적 변화: 장기적으로 볼 때, 개체군은 유효환경과의 상호작용의 결과로 그 밀도가 변동하고 있다. 어떤 개체군은 먹이, 기상조건 등 그 주변환경의 변화에 따라 불규칙하게 변동하는 반면, 어떤 개체군은 평형밀도수준을 중심으로 규칙적으로 변동하기도 한다. 앞에서 기술한 데로 이러한 규칙적인 변동은 개체군의 밀도 증가에 상쇄적 영향을 미치는 환경인자의 역할에 기인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일년 중 어떤 특정 기간에만 생식을 하는 곤충들은 이로 인하여 규칙적이고 계절적인 밀도변동을 한다.

개체군의 생활계 내에서, 그 밀도를 변동시키고 있는 큰 줄기는 어떤 특정한 연령층에서 나타나는 “관건이 되는 생태학적 과정”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으며, 다른 요인들에는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생명표(life table) 연구는 이러한 관건요인(key factor)들이 개체군 구성원의 각 연령별로 생존과 사망에 어떠한 영향을 주고 있는가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표 2> 배추좀나방의 생명표 (제2세대, 봄배추. Harcourt & Leroux, 1967)

 

년령간격

(x)

생존개체수

(lx)

사망상황(Mortality)
사망요인

(dxF)

사망개체수

(lx․dx)

사망률

(dx)

유충

1령기

2령기

3령기

번데기

성충

암컷 x 2

정상암컷 x 2

세대 전체

1,580

1,555

356

268

199

107

106

28

 

미수정

기생

기생

기생

 

성비 (49.9%)

성충사망

25

1,199

36

52

69

92

1

78

20

1,572

1.677.1

10.1

14.6

25.7

46.2

1.0

73.6

71.4

99.5

 

현실성 있는 생명표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몇 세대에 걸쳐 개체군을 조사해야 하는 어려움이 따른다. 이러한 번거로움을 덜 수 있는 방법으로 관건요인분석법(key factor method)이 있다. 이 방법은 개체군에 주로 영향을 미치는 소수의 관건요인의 영향에 대하여 매 세대마다 개체군의 전 년령층에 대하여 한번씩 조사하는 것으로,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지 않고 소수의 표본을 조사하면서도 개체군의 생장에 미치는 관건요인들이 생활사 중 어떤 시기에 큰 영향을 미치는 가를 알아 낼 수 있다.

 

4. 개체군 조절에 관여하는 환경인자

곤충뿐만 아니라, 기타 관련 동식물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물리적 환경인자에 대하여 알아보기로 하자. 주변의 환경인자들은 단독으로 또는 여러 가지가 복합하여 개체군에 영향을 주는데, 이러한 각 환경요소에 대하여 개체군은 나름 데로 견딜 수 있는 범위를 갖는다. 예를 든다면, 벼멸구가 생존할 수 있는 온도의 범위는 대략 10도에서 35도 사이이다. 이러한 환경요소에 대하여 개체군이 견딜 수 있는 범위를 허용범위(tolerance range)라고 한다. 어떤 특정한 환경요소가 개체군의 허용범위를 벗어나 그들의 생존, 발육, 생식 등 개체군의 생장을 직접적으로 저해/제한한다면 우리는 이러한 환경요소를 제한요소(limiting factor)라고 한다. 그러나 환경요소들은 서로 상호작용을 하며 개체군에 영향을 미치는 유효 환경(effective environment)을 구성하기 때문에 자연조건에서 어떤 분명한 제한요소를 찾아내는 것은 쉽지 않다. 같은 이유로, 실험실의 조절된 환경에서 얻어 진 결과를 가지고 자연조건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유추한다는 것도 또한 어려운 일이다.

또 한가지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하는 것은, 온도, 습도, 빛 등 환경인자들은 개체군이 존재하는 생태계의 전반에 걸쳐 균일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온도만 하더라도 위치와 장소에 따라 일정하지 않고 많은 변이를 보이므로, 정확한 결론에 도달하려면 대상 곤충이 서식하는 장소에 대한 온도 즉 미세환경(microenvironment)을 측정해야 한다.

환경요인은 (1) 기상(weather), (2) 먹이(food), (3) 서식처(habitat), 그리고 (4) 주변생물 등 4개의 범주로 분류하여 생각할 수 있다.

 

(1) 기상 (weather)

기후는 어떤 시점에서 모든 물리적 환경요소의 복합적 상호작용의 결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기후는 해와 달 그리고 날에 따라 수시로 변하며, 곤충의 생존과 번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한편 기후(climate)는 어떤 지역에서 수년간 나타나는 기상을 평균적으로 나타내는 것으로, 기상은 때에 따라 급격하게 변동하는 반면 기후의 변동은 수년간에 걸쳐 천천히 나타난다. 곤충 개체군에 주로 영향을 미치는 기상의 주요 구성인자는 온도, 습도, 그리고 빛이라고 할 수 있다.

온도 (temperature):

곤충은 체온을 외기의 온도와 맞추려는 변온동물이다. 그러나 체온이 항상 외기의 온도와 같게 된다는 것은 아니다. 곤충은 종에 따라 생존할 수 있는 온도의 범위가 비교적 잘 정해져 있으며, 이러한 생존 가능한 온도의 범위를 벗어나면 사망에 이르게 된다. 이러한 생존 가능한 범위를 허용범위(tolerance range)라고 하며, 곤충의 종에 따라, 그리고 같은 종이라 하더라도 발육단계, 령기 등 개체의 생리적 상태에 따라 차이가 있다. 따라서, 보통의 경우 사망을 유발시키는 극한 온도에서도 특정 발육단계에서는 견딜 수 있는 경우가 있는데, 예를 들면, 대부분의 온대지방 곤충은 봄-여름보다도 가을-겨울철에 낮은 온도에서 더 잘 생존할 수 있다. 육지에 사는 곤충(육서곤충)이 물 속에 사는 곤충(수서곤충)보다 온도에 대한 허용범위가 넓으며 그것은 환경 자체가 아마도 육지에서 물 속 보다 훨씬 더 온도변화가 크기 때문일 것이다.

곤충이 대체로 생존할 수 있는 온도의 범위의 상-하한은 0도부터 50도 사이이나, 어떠한 종은 이 범위를 벗어나는 극한에서도 살 수 있다. 예를 들어, 파리의 일종은 유충기에 55도 이상에서도 생존할 수 있으며, 어떤 딱정벌레는 0도 주변에서도 그 생활사 전체를 마칠 수 있다. 한 종도 이 온도범위의 전체에 걸쳐 살지는 못한다. 보일러의 스팀파이프 주변에 사는 좀의 일종(Thermobia domestica)은 42도 이상에서도 계속 생존할 수 있다. 허용온도범위의 상한과 하한 주변에서는 휴면을 하고 그 이내에서는 활동적이다.

허용 온도범위를 벗어나는 극한온도에서 곤충이 사망하게 되는 원인은 아직도 분명하지는 않으나, 저온에서는 세포가 결빙되어 파손이 되고, 고온에서는 단백질의 변성, 생리적 대사장해, 분자구조의 변화, 그리고 수분의 소실 등이 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온대지방의 곤충들은 대부분 온도가 낮아지면 휴면을 함으로서 겨울이 지날 때까지 생존한다. 이러한 습성을 월동(overwintering) 또는 동면(winter diapause)라고 하는데, 추위에 가장 강한 발육단계에서 시작한다. 때로는 서서히 저온에서 노출을 시킨 곤충은 체액이 얼 때까지 저온에 강해지는 현상을 보이는데, 이와 같이 점진적으로 서서히 변하는 환경에서 일시적으로 내성(tolerance)을 갖는 현상을 순응(acclimatization)이라고 한다. 예를 들면, 각다귀의 일종(Aedes aegypti)은 30도에서 자란 것은 영하 0.5도에서 17시간 생존하였지만 18-20도에서 사육한 것은 24시간이나 살았다.

어떤 곤충은 빙점 이하에서도 체액이 얼지 않고 견딘다. 체액을 얼지 않게 하는 물질로 glycerol, sorbitol, erythritol 등이 월동중인 곤충에서 발견되었다. 특히 glycerol은 체액의 빙점을 17.5도 정도나 낮추어 곤충이 저온에 견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 주며, 월동기에 가까워지면 체액중의 함량이 높아지나 월동이 끝나면 대부분의 경우 없어진다. 나비목의 유충 등 많은 종류는 체액이 결빙되더라도 생존할 수 있다. 이와 같이 결빙내성이 있는 종의 체액에서는 결빙방지물질의 함량이 높은데, 이러한 화학물질은 결빙온도를 낮추어 줄뿐만 아니라 결빙되는 부위와 얼음의 결정모양을 조절함으로서 조직의 손상을 막는다.

온도와 습도는 동시에 변화하기 때문에 고온의 치사효과를 연구하기는 어려운 점이 있다. 저온에서와 마찬가지로 역시 곤충이 자란 환경의 온도에 따라 고온에 대한 견딜성도 차이가 나는 고온 순응(acclimatization)현상이 나타난다. 같은 종이 고온과 저온에 동시에 순응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자연계에서는 저온 순응과 마찬가지로 고온 순응현상이 큰 의미를 갖는데, 이는 계절적으로나 하루 중에도 온도의 변화가 서서히 일어나기 때문이다. 순응현상은 곤충이 계절적으로 그리고 하루 중에도 있을 수 있는 극한온도 주변에서 생존율을 향상시키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온도는 곤충의 수명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초파리의 일종(Drosophila subobscura)은 암 수의 수명 모두 온도와 관계가 있다. 또한 온도조건은, 특히 먹이가 부족할 경우, 섭취한 먹이의 활용속도를 변화시켜 생존율에 영향을 미친다. 체체파리(Glossina spp.)와 같은 흡혈성 곤충은 흡혈 후 다음 흡혈까지 저장된 혈액으로 생존하는데, 온도가 높아지면 저장된 혈액을 빨리 소모하게 되어 흡혈 간격이 좁아져야만 정상적으로 생존할 수 있으므로 생존율을 감소시킨다.

온도는 곤충의 증식과 발육속도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곤충의 생존에 필요한 온도의 범위가 있듯이 증식과 발육에도 필요한 온도의 범위가 있으며, 이 범위 밖에서는 증식과 발육이 정지된다. 예를 들면, 나무좀의 일종인 Ptinus는 5도에서 28도 사이에서 발육할 수 있고, 이의 일종인 Pediculus는 25도 이하에서는 산란을 하지 못한다. 곤충의 증식(산란)에 필요한 온도범위는 같은 종의 발육에 필요한 온도의 범위보다 좁은 것이 보통이다. 허용 온도범위 내에서는 일반적으로 온도가 높아짐에 따라 알의 발육, 산란력, 유충 및 번데기의 발육속도 등이 향상된다.

곤충의 생활에 필요한 온도의 범위를 살펴보면 생식에 필요한 온도의 범위가 가장 좁고, 생존에 필요한 온도범위가 가장 넓다. 그 중간에 발육에 필요한 온도의 범위가 있으며, 이 온도의 범위가 생태학적으로 가장 큰 의미가 있다. 곤충의 발육을 개시하는 가장 낮은 온도를 발육임계저온도(lowest temperature for development), 발육이 정지되는 가장 높은 온도를 발육임계고온도(highest temperature for development)라고 하고 이 두 온도사이에서 곤충은 생리적으로 활동적이며, 발육을 할 수 있다. 온대지방에서는 발육임계고온도 이상의 온도로 높아지는 경우가 적으므로 통상적으로 발육임계저온도가 더 큰 의미를 가지며, 이를 통상적으로 발육임계온도(threshold temperature)라고 한다.

곤충의 발육경과(발육속도, 발육기간 등)는 생리적으로 활동이 가능한 온도인 발육임계온도 이상의 온도의 누적치(유효적산온도)에 의해 좌우되며, 발육임계온도 이하에서는 생장과 발육이 되지 않는다. 곤충이 난기, 유충기 등 어떤 발육단계를 마치는데 필요한 적산온도는 일정하며, 이를 유효적산온도의 법칙이라 한다. 즉 발육임계온도 이상의 적산온도가 높으면 발육기간이 짧아지고 낮으면 길어진다.

 

수분 (moisture):

곤충의 몸은 종류와 발육단계 시기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대부분 50-90%의 수분으로 이루어 저 있다. 곤충은 몸의 크기가 작기 때문에 체적에 대한 체표면적이 커져 체표를 통하여 쉽게 수분을 잃게 된다. 따라서 곤충의 생존에 있어서 수분이란 매우 중요한 변수이다. 자연환경 내에서 수분은 습도, 강수량, 가용표수, 증산량 등으로 표현될 수 있다.

온도에서와 마찬가지로 곤충의 생활에 적합한 수분의 범위가 있다. 수분이 이 법위를 벗어나게 되면 곤충이 생존에 영향을 미친다. 매우 건조한 환경에서 곤충은 몸속의 수분을 잃게되어 사망한다. 수분이 많은 경우는 사망의 원인이 좀 더 복잡하다. 미국 남동부에서는 겨울에 강우가 많으면 거세미나방은 월동중에 물에 빠져 죽는다. 대체로 습기가 높으면 곤충은 병원균에 쉽게 감염되며, 곤충의 먹이가 되는 생물(주로 식물)에 나쁜 영향을 주어 간접적으로 피해를 입기도 한다. 과다한 수분이 곤충을 죽이지는 않더라도 그들의 수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이동성 떼메뚜기(Locusta migratoria)는 건조한 곳에서 더 오래 산다. 일반적으로 곤충의 경우 과습환경보다는 저습환경에서 더 잘 생존한다. 수분이 곤충의 생존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므로 온도환경과 함께 곤충의 지리적 분포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수분 함량은 다른 환경조건과 연동하여 곤충에게 영향을 미친다. 온도와 습도는 그 영향의 정도에 있어서 상호 깊은 관련이 있다. 습도가 매우 높거나 낮은 극한 조건에서 온도의 영향은 매우 커지고, 수분 또한 고온 또는 저온의 극한 환경에서 큰 영향을 미친다. 즉, 바구미의 경우 습도가 낮을 때가 높을 때 보다 고온에 더 잘 견딘다.

 

빛 (light):

빛(광주기, 광량, 파장)이 곤충의 생명과 발육에 직접적으로 치명적인 영향을 주기보다는 곤충의 주변 환경(계절, 온도)에 더 큰 영향을 준다. 즉, 빛은 계절적으로 광주기(photoperiod)를 만들어 내며, 년중 발생경과에 영향을 미친다. 곤충은 이러한 계절적인 광주기의 변동을 곤충은 인식하여 언제쯤 겨울잠을 자야 하고, 먹이가 풍족해 지며 짝짓기를 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하루 중에도 밤과 낮의 변화에 맞추어 곤충은 주기적인 행동을 하는데, 예를 들면, 먹이 찾기, 우화하기, 교미하기, 산란하기 등의 행동이 하루 중 어떤 시간에 반복하는데, 이를 우리는 곤충의 일주성행동(circadian rhythm)이라고 한다.

빛의 파장은 식물을 먹이로 하는 곤충이 먹이를 찾는 중요한 인자이며, 개미, 꿀벌 등 일부 곤층은 길을 찾아가는데 햇빛의 비추는 방향을 활용하기도 한다. 물 속에 사는 곤충은 보다 더 빛이 중요한 생존인자가 되기도 하는데, 빛이 비추는 낮에는 물 속의 식물이 탄소동화작용을 하여 많은 산소를 만들어 내지만 밤이면 산소가 부족하여 질 때도 있다.

 

기타 요인:

기타 물리적 환경으로서, 물과 공기의 흐름(바람), 수중의 용존산소량, 공기의 조성, 등을 들 수 있다. 바람의 방향과 강도에 따라 분산과 이동능력이 큰 진딧물 등의 분포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며, 곤충의 표피로부터 수분이 빼앗는다. 물의 흐름(수류)과 하루살이류의 분포는 밀접한 관련이 있다. 또한 물속의 산소공급에도 큰 영향을 준다.

수중에 서식하는 곤충의 종류는 물속의 용존산소와 큰 관련이 있다. 날도래와 하루살이 등은 용존산소가 많은데서 서식하고, 각다귀 등은 약간 용존산소의 량이 적은 곳에서 생활하며, 모기의 유충은 수표면에서 직접 산소를 흡입하므로 용존산소량이 아주 부족한 곳에서도 잘 살수 있다. 물이 오염되어 용존산소량이 적어지면 모기는 잘 살수 있지만 천적인 물고기 등은 살 수 없기 때문에, 울산의 일부지역에서와 같이 오염된 수서환경에서 모기가 대발생하는 원인이 된다.

 

(2) 먹이(food)

곤충은 그 그룹 전체로 볼 때 여러 가지를 먹는 것처럼 보이나,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종에 따라 어떤 것은 먹이가 매우 선택적이며 제한된 몇몇 기주에서 산란하고 먹이를 섭취하지만, 어떤 종은 비교적 여러 가지 기주를 먹이로 한다. 그 식성이 어떠하던 간에, 먹이의 질과 량이 곤충의 생존, 수명, 분포, 증식, 발육속도 등에 큰 영향을 미친다.

 

먹이의 량:

곤충이 먹이자원을 완전히 고갈시켜 먹이의 부족을 초래하는 일은 극히 더물다. 즉 절대적인 먹이의 량 자체는 중요한 제한요인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때로는 국지적으로 먹이의 부족현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는 종내 개체간 또는 같은 먹이를 취하는 타종강의 경쟁 그리고 기상조건의 악화로 인한 절대먹이의 부족 등에 의해 나타난다. 먹이가 부족하게 되면 개체당 섭취할 수 있는 량이 줄어들어 개체의 크기가 작아지고 성충이 되는 비율이 줄어들게 되며, 산란수가 적어지고, 결국에는 개체군 전체의 증가속도가 둔화되거나 그 크기가 감소하게 된다. 때로 먹이가 부족하면 서로 잡아먹는 현상(cannibalism)을 보이는 경우도 있는데, 담배거세미나방 등이 그 예이다. Cannibalism은 월동중, 개체가 부상을 하였을 때, 그리고 탈피 후 체표가 굳어지지 않았을 때 등의 경우에도 나타난다. 먹이가 부족할 때에도 살아남기 위해 곤충은 나름대로 적응을 하고 있는데, 특히 계절적으로 또는 주기적으로 오는 먹이의 부족을 극복하기 위해 이동하는 것이 좋은 예이다. 벼멸구는 먹이조건이 나빠지는 벼의 성숙기 또는 날씨가 추워질 때 이동하기 위해 장시형이 되어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 과실파리류와 집파리 등은 유충이 충분히 먹을 수 있도록 한곳에 낳는 알의 수를 조절한다.

 

먹이의 질:

곤충의 생존, 수명, 크기, 산란수 등이 모두 먹이의 량 뿐만 아니라 그 질에 좌우된다. 대부분의 곤충은 유충기에 섭취한 영양을 가지고 성충기의 활동을 지속하며, 어떤 종은 성충기에는 전혀 먹지 않거나 물과 약간의 탄수화물만을 섭취한다. 그러나 모기, 파리 등은 성공적으로 생식하기 위해 먹이를 섭취해야 하며, 특히 모기의 암컷은 동물의 혈액을 섭취하여 포란에 필요한 영양을 얻는다.

먹이의 질의 중요성을 나타내어 주는 좋은 예로서, 집파리의 유충은 바나나와 말똥 모두에서 살 수 있으나, 말똥에서 유충기간이 바나나에서보다 무려 2주나 짧았다고 보고된 바 있다. 꿀벌은 유충기에 로얄젤리를 계속 먹이면 여왕벌이 되지만 그렇지 않은 것은 생식기능이 없는 일벌이 된다. 벼멸구는 먹이의 질이 좋지 않으면 이동을 하기 위해 장시형이 되고 그 질이 좋으면 계속 증식하기 위해 단시형이 된다.

 

(3) 서식장소

곤충이 서식하고 있는 장소를 서식처(habitat)라고 한다. 서식처는 서식환경의 복합적 허용범위 내에 존재하며, 그 적합성 여부는 서식 허용환경이 얼마나 좋은가에 따라 결정된다.

곤충은 그 종이 살아가는데 충분한 량과 질의 자원(먹이, 대피처, 생식처, 온도, 습도, 공간, 시간 등)이 있는 서식지를 필요로 한다. 그러므로, 모든 종들은 어떤 고유의 서식공간과 먹이 그리고 서식시기를 가지며 이를 그 종(개체군)의 니체(niche)라 한다. 니체는 종 고유의 것이며, 개념적으로 같은 니체에 있는 두 종(개체군)은 존재할 수 없다. 같은 장소에 있는 개체군의 모임(집합)을 군집(community)이라 하는데, 이 군집을 이루는 각 개체군은 각 niche를 기본으로 자원을 분할하여 활용하고 있다.

곤충은 육상이나 수중에 거의 모든 곳에서 살고 있다. 곤충이 비교적 적게 분포하는 바다에서도 다수의 곤충이 발견되고 있다. 다만 바다에서 전 생활사를 마치는 종은 없는데, 그 이유에 대해서 여러 가지 흥미 있는 가설이 있다.

 

(4) 타 개체와의 상호작용

어떤 한 개체를 중심으로 볼 때 주변의 생물은 같은 종일 수도 있고 다른 종일 수도 있다. 같은 종의 타 개체와의 상호작용을 종내상호작용(intraspecific interaction)이라 하고 다른 종과의 상호작용을 종간상호작용(interspecific interaction)이라 한다.

종내상호작용(intraspecific interaction): 같은 종 내에서 상호작용은 개체군의 밀도와 관련이 있는 경우가 많다. 개체군의 밀도가 높으면 짝을 쉽게 찾을 수 있고 천적의 포식에 대해서도 개체군을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개체군의 밀도가 낮으면 교미짝을 찾을 기회가 적어지고 따라서 수정율이 저하된다. 반면, 밀도가 높으면 먹이나 서식장소에 대한 종내경쟁(intraspecific competition)이 심해져 개체군의 증가속도가 둔화되고, 개체군 밀도가 그 환경이 수용할 수 있는 한계에 접근하게 되며, 때로는 개체군의 일부가 이동 또는 분산을 통하여 방출된다.

종간상호작용(interspecific interaction): 종간상호작용은 경쟁, 협력, 기주-포식자 상호작용, 초식자-식물 상호작용, 그리고 간접적 상호작용 등으로 분류해 볼 수 있다.

 

종간 경쟁은 같은 자원을 두고 두 종 이상이 경쟁하는 것을 말하는데, 만일 두 종이 같은 자원을 같은 방법으로 같은 시간에 이용한다면, 결국에는 경쟁력이 우위에 있는 종이 다른 종을 제거하게 될 것이다. 즉, 같은 니체을 두 종 이상이 같은 시간대에 오랫동안 공유할 수는 없다. 이러한 것응 경쟁적 배제(competitive exclusion)의 원리라 한다. 결국 두 종 중 한 종이 멸망하거나, 서로 다른 니체를 차지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게 된다.

종간의 협력관계는 서로 도움이 될 수도 있고(상리협력), 한 종은 이익을 얻으나 다른 종은 손해를 보게 되기도 하며(기생), 한쪽은 무해하나 다른쪽은 이익을 얻게되는 경우(편리협력)도 있다. 개미가 진딧물을 천적으로부터 보호 해 주는 대신 진딧물의 감로(honey dew)를 얻는 것이라든지, 나뭇잎을 잘라 곰팡이를 키워 먹는 개미와 곰팡이의 관계는 상리협력의 좋은 예이다.

종간의 기생관계는 우리에게 피해를 주는 해충의 밀도를 낮추어 준다. 곤충에 기생하는 생물은 곤충도 있지만 병원균 선충 등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병원균으로는 곰팡이류(백강균 등), 세균류(나비세균 등), 바이러스(핵다각체바이러스, 간상체바이러스) 등이 있고, 다수의 곤충기생성 선충, 기생봉, 기생파리 등 여러 종류가 해충의 밀도를 억제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5. 개체군 진화와 조절

모든 개체군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바는 충분한 먹이를 얻으며, 유전자 급원의 다양성을 유지하며 다음세대로 종족을 보전해 가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른 종에게 빼앗기지 않고 먹이를 지속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어떠한 원인으로든, 이와 같은 일에 실패하는 종은 환경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결국에는 도태되고 만다.

생태적으로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종들 간에는 서로 도태압으로 작용하여 적응하고 진화한다. 이와 같이 오랜 동안 서로 도태와 적응을 반복하여 가는 것을 공진화(coevolution) 또는 공적응(coadaptation)이라 한다. 두 종(또는 여러 종) 상호간에 서로 이익을 주며 점점 더 공고한 상부 상조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공진화도 있지만, 서로 공격과 방어의 수단을 발전시키며 공방을 해 나가는 공진화도 있다. 이러한 공진화는 기주-기생자, 포식자-피식자, 식물-싯식성 동물(곤충) 등의 상호작용에서 잘 나타난다.

곤충은 식물의 꽃가루를 암술로 옮겨주는 대신 식물은 꿀과 꽃가루 일부를 먹이로 제공하게 된 것은 상호 이익을 얻는 방향으로 두 생물군이 공진화 한 좋은 예이다. 식물의 입장에서 보면 바람을 이용하는 것보다는 훨씬 적은 꽃가루로도 확실한 수정을 보장받게 되어 점점 더 곤충을 유인하는 방향으로 진화하였으며, 곤충은 식물의 다양한 꽃의 형태와 제공하는 영양성분에 맞추어 먹이를 얻을 수 있도록 몸(구기)을 변형시키고 행동양식을 조절하며 진화하였다. 어떤 경우는 식물과 화분매개곤충간의 특정 두 종에만 맞도록 진화 한 경우도 있는데, 실난초(yucca)의 꽃가루는 유카나방(Tegeticula)만이 매개할 수 있도록 공진화 한 것이 좋은 예이다.

식물과 곤충 사이에서 위와 같이 서로 협력하여 이익을 주고받는 관계로 진화 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먹고 먹히는 관계에서 공방을 하며 공진화 하고 있다. 곤충이 나타난 초기에는 잡식성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식물은 차츰 곤충의 공격에 대하여 방어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되었으며, 그 중에서도 몸 속의 신진대사 과정에서 생성된 부산물(독성을 나타내는 alkaloid 물질)을 곤충이 가해하는 부위에 배치(축적)시키는 방향으로 진화한 경우가 많다. 이러한 식물이 필요로 하지 않는 독성 방어물질을 allelopathic chemical이라 하며, 담배의 니코틴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곤충은 이러한 식물의 방어전략에 대응하여 독성을 갖는 물질을 소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일부는 진화하였으며, 이렇게 진화 한 종은 타 곤충이 먹을 수 없는 식물을 가해할 수 있어, 생태학적으로 유리하게 되었고, 먹이의 경쟁이 심한 다른 식물보다 방어물질이 있는 식물을 좋아하여 식성이 단순화되고 기주식물의 종류가 한정되어 단식성화 되었다. 담배 등 가지과 식물을 먹는 담배나방이 그 대표적인 예로서 식물의 방어물질 자체가 이 종류의 곤충을 유인하고 식욕을 돋구는 물질로서 작용한다.

 

6. 개체군 밀도변동과 발생예찰

곤충의 개체군 밀도 변동을 예측한다는 것은 특히 농작물을 가해하는 해충에 있어서 그 피해를 미리 예방하는데 매우 중요한 일이다. 곤충 개체군의 밀도변동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개체군의 상태, 즉 발육상황과 밀도가 정확히 조사하여야 하고, 밀도 변동에 관여하는 여러 가지 무기환경과의 관계 그리고 주변의 협력 또는 경쟁관게에 있는 타 생물과의 상호작용 등을 잘 이해하여야한다.

조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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