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파리 침샘 염색체 관찰

Ⅰ. 배경이론

원숭이가 원숭이의 형태를, 사람이 사람의 형태를 자자손손 이어갈 수 있는 것은 각 부모로부터 유전물질을 전달받기 때문이다. 유전물질은 세포 안의 핵 속에 있으며, 히스톤 단백질과 결합하여 복합체로 존재한다. 이러한 복합체는 분열하는 시기에 따라 상당히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간기 때에는 실처럼 흩어진 염색사의 형태로 존재하며, 유사분열 시기에는 염색체라는 응축된 형태로 나타난다. 종에 따라 염색체의 수가 다르다. 인간은 23쌍(46개)의 염색체가 존재하지만, 초파리는 4쌍(8개)이 존재한다. 1번 염색체는 성염색체로서 기능을 수행한다. 하지만 초파리의 침샘 염색체는 세포질의 분열이 없이 염색체만 10번 분열하여 각 염색체에 대하여 2개가 아니라 무려 210 = 1024개의 복제된 염색체가 존재하여 다사염색체를 형성한다. 각 상동염색체는 서로 결합하여 마치 하나의 염색체처럼 보이며, 또한 모든 동원체끼리 붙어 있다. 따라서 사람의 염색체를 분리하여 놓은 것 같은 모습은 볼 수 없다.

그림  1. 초파리의 침샘 염색체

(A) 염색체가 붙지 않은 형태. (B) 다사 염색체를 형성하여 붙어 있는 모습. (C) 현미경 상에서 실제 보이는 침색염색체의 모습.

Ⅱ. 실험목표

본 실험을 통해 침샘 염색체에 대한 슬라이드를 제작하는 방법을 배우고, 염색체를 관찰함으로써 염색체의 모양과 특징을 이해하고, 이들이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 알아본다.

Ⅲ. 실험재료

잘 자란 3령 유충, 핀셋, 해부현미경, 광학현미경, 아세트올세인, 초파리등장액, 연필, 슬라이드 글라스, 커버 글라스, 여과지 (혹은 부드러운 화장지)

Ⅳ. 실험과정

① 해부현미경 받침대 위에 슬라이드 글라스를 놓고, 그 위에 초파리등장액 두 방울을 떨어뜨린다.

② 관병에서 크고 살찐 유충을 핀셋이나 손잡이가 긴 침으로 꺼내어 슬라이드 위의 초파리등장액으로 옮긴다.

③ 같은 슬라이드 글라스의 다른 부위에 아세트 올세인을 한 방울 떨어뜨린다.

④ 그림 2에서 보이는 것처럼 양손으로 핀셋을 잡고 한쪽은 유충의 머리를, 다른 한쪽은 앞에서 1/3보다 약간 뒤쪽을 핀셋으로 잡고 뒤쪽에서 서서히 잡아당긴다. 이 때 뽑아낸 침샘에 붙어 있는 머리와 내장 부분을 제거한다.

 [그림. 초파리의 침샘을 꺼내는 요령]

(A, B) 3령 유충의 앞쪽과 중간 부위를 핀셋으로 잡고 뒤쪽의 핀셋을 서서히 잡아당긴다.

(C) 앞쪽 부분만 남기고 없앤다. (D) 실제 침샘의 모습.

여기서 실제로 필요한 부분은 침샘염색체 부분이지만 육안으로 앞쪽 입 부분을 제거하기 어려우므로 바로 슬라이드 위에 올려놓고 염색체를 편다.

⑤ 뽑아낸 침샘을 슬라이드 위의 염색액에 넣고 약 10분 정도 염색한다.

⑥ 커버 글라스로 덮은 후 한쪽 끝을 눌러 밀리지 않게 한 다음 다른 한 손에 지우개가 없는 연필의 머리 부분으로 두드려 염색체가 펴지도록 한다.

⑦ 엄지손가락으로 커버 글라스의 정 중앙을 꽉 눌러 염색체가 확실하게 펴지도록 한다. 이 때 커버글라스가 밀리지 않도록 주의한다.

⑧ 옆으로 새어 나온 염색액은 여과지나 화장지로 닦아 낸다.

⑨ 광학현미경으로 관찰한다. 저배율 (100배)에서 관찰하여 염색체의 위치를 찾은 후 고배율로 관찰한다. 400배에서 비교적 잘 보인다. 이 때 미동나사로 조절하여 초점을 잘 맞추어야 한다.

Ⅴ. 실험결과 및 토의

① 염색체는 잘 펴져 있는가 아니면 둥글게 뭉쳐 있는가? 뭉쳐 있다면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되는가?

② 현미경 상에서 보이는 침샘 염색체의 모양과 특징을 스케치하시오.

③ 동원체가 관찰되는가? 동원체의 기능은 무엇인가?

④ 침샘 염색체에 밴드 형태가 나타나는가?

⑤ 염색체 지역 중 진한 밴드 형태가 아니고 부풀어 있는 혹 같은 부분이 있는가? 있다면 이것은 어떠한 기능을 할 것으로 생각되는가?

⑥ 염색체의 관찰을 통해서 어떠한 일들을 할 수 있겠는가?

⑦ 염색체 이상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엇이 있는지 조사해 보자.

Ⅵ. 참고사항

(1) 침샘 관찰 시 주의 사항

① 유충은 건강하고 잘 자란 것을 선택하여야 커다란 염색체를 얻을 수 있다. 유충은 1령, 2령, 3령의 발생 단계를 갖는데 번데기가 형성되기 전의 3령 유충이 제일 좋다.

② 핀셋은 끝이 매우 가는 것을 사용하여야 한다. 가는 핀셋을 이용하면 유충이 빠지지 않게 잡을 수 있다. 끝이 뭉툭하면 사포에 문지르거나 칼을 가는 기구를 이용하면 된다.

③ 유충은 종종 배지에 묻혀 있으므로 약간의 물을 부으면 배지 밖으로 빠져나온다. 이것을 식염수가 들어 있는 샬레에 부어 유충을 얻는다.

④ 염색체를 꺼내 때에 가능하면 해부현미경 아래서 하는 것이 좋다. 해부현미경이 좋지 않으면 루뻬 돋보기를 이용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2) 실험 키포인트

본 실험의 성공 여부는 건강하고 살찐 유충을 얻고, 잘 두들기고 엄지손가락으로 잘 압착하여 염색체를 잘 펴는 것이다. 생물나라에서는 최대한 건강한 유충을 얻어 공급하며, 각 조마다 유충이 들어 있는 1개의 관병과 한 개 슬라이드가 공급되면 수업에 지장이 없을 것이다. (*침샘염색체슬라이드는 별도 구매하셔야 합니다.) 

침샘 염색체는 세포질 분열이 없이 염색체 분열만 일어난 것으로 염색체가 매우 두꺼워 관찰이 용이하다. 염색체는 위치에 따라 일정한 형태의 밴드를 형성하고 있다. 초파리의 염색체를 보면 밴드가 없이 부풀어 있는 혹 같은 부분이 있다.이러한 부분은 전사가 일어나는 부분이다. 즉, 전사가 일어나기 위하여 염색체의 응축이 풀어진 상태이다. 이와 같이 풀어진 것을 퍼프 (puff)라고 한다.

염색체 (chromosome)라는 것은 20세기 초에 세포에 대한 염색 기술이 발달하였을 때 핵 내에 염색되는 물체 (colored body)라는 의미로 붙은 이름이다. 염색체는 DNA와 히스톤 단백질이 복합체를 형성하여 응축된 형태로 유사분열의 중기 때 가장 응축되어 잘 보인다. 하지만 간기 때는 염색체가 풀어져 실과 같이 되므로 이를 염색사 (chromatin)라고 한다. 간기 때 염색체가 풀어져 있으므로 유전자에서 전사가 일어나 RNA가 합성되지만, 염색체가 응축되어 있으면 전사가 일어날 수 없다. 따라서 유사분열 때 염색체가 응축되어 있는 시기에는 전사가 일어나지 못한다.

염색체의 기본 단위를 뉴클레오좀 (nucleosome)이라고 한다. 뉴클레오좀은 8개의 히스톤 단백질이 옥타머를 형성하면 그 주위를 DNA가 감아 형성된 구조다.

동원체에는 주변에는 다른 지역보다 염색체가 훨씬 더 응축되어 있으며, 방추사가 동원체에 붙어 염색체의 이동을 돕는다.

사람에서는 염색체의 분석 (핵형분석이라고 함)을 통해 염색체의 이상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다운증후군은 21번 염색체가 2개가 아니라 3개가 됨으로써 유발된다. 3개의 염색체 어느 것이나 정상과 모양과 크기가 같으나 유전자의 발현양이 달라짐으로써 정신박약, 이른 노화, 넓은 혀 등 매우 비정상적인 사람이 태어난다. 다른 염색체도 3개가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은 너무 강한 돌연변이를 유발하여 태어나지 못한다.

모건은 서턴과 함께 1926년에 유전자는 염색체에 있으며, 한 쌍의 대립 유전자는 각 상동 염색체의 동일한 위치에 존재한다는 유전자의 염색체설을 증명하여 노벨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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